[이데일리 강예림 기자] 돈거래가 수반되는 증권투자에서 분쟁은 끊이지 않는다. 이데일리는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분쟁조정팀과 공동으로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힌 분쟁사례를 소개하고, 투자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한다. [편집자]
회사에서 명예퇴직한 후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 음식점 경영등 자영업을 알아보다가 경기불황으로 무직상태가 된 순진해씨는 기존 갖고 있던 알짜증권계좌로 주식거래를 시작하게 됐다.
처음에는 생각없이 시작했던 거래가 매매초기 일부 수익이 발생하자, 순씨는 갖고 있던 퇴직금의 상당부분을 추가로 투자하게 된다. 그러나 곧 20%의 손실을 입게 됐고, 고민하던 중 가나증권 직원 나몰라씨가 출연해 유망종목을 실시간으로 설명해주는 프로그램을 보게 된다. 이후 나씨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 “퇴직금이고 사업 밑천이니 특별대우로 안전하면서도 높은 수익을 부탁한다”며 계좌관리를 맡기게 된다.
순씨는 직원 나씨의 안내에 의해 가나증권에 계좌를 개설하고, 알짜증권에 있던 잔금 약 2억6000만원을 입금해 주식거래를 시작했다. 나씨가 장중에 전화나 메신저로 영업점직원에게 매매지시를 내리면, 중간에서 직원이 순씨에게 전화를 걸어 매매를 협의한 후 주문을 내는 방식이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약 3개월간 총 4개종목을 거래했지만 지수 하락으로 인해 2500만원의 손실을 입게 된 순씨. 이후에도 손실이 회복되지 않자 화가 난 순씨는 직원 나씨에게 항의하며 4개 종목을 전량매도한 뒤, 가나증권을 상대로 부적정한 종목선정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며 분쟁조정을 신청했다.
Q. 가나증권은 어떤 과실을 저지른 건가요?
A.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 46조는 ‘금융투자업자가 투자권유를 할 때, 고객의 투자목적과 재산상황, 투자경험등에 비춰 적합하지 않은 권유를 해서는 안되며, 이를 위반해 고객이 입은 손해에 대해서는 제64조에 의해 배상책임을 지게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에서 순씨는 “안전하고 높은 수익을 부탁한다”는 취지로 거래 관리를 맡겼지만, 이미 주식투자를 해봤던 경험이 있었고, 손실을 본 경험도 있는 등 불확정요소에 의한 주식거래 손실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나씨가 객관적으로 우량하다고 판단되는 종목의 매수를 권유했고, 손해가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순씨에게 과도한 위험성을 수반하는 부적합한 투자를 권유했다고보기는 어렵습니다.
Q. 그렇다면 순씨가 손해 입은 2500만원은 돌려 받을 수 있는 건가요?
A. 안타깝지만 돌려받을 수 없습니다. 이번 사건의 경우 손절매 기준에 대한 당사자들간 합의가 없었던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순씨가 평소 장기투자의 성향을 갖고 있었던 상황에서, 직원 나씨가 수십차례에 걸쳐 투자의견을 주고 받는등 순씨의 계좌관리에 소홀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손절매 타이밍의 부적정과 관련해 손해배상책임을 받기 위해서는 고객을 현저히 위험에 노출시키거나 거래 행위가 증권전문가로서 고객 보호의무를 저버린 위법성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본 사례의 경우, 증권투자의 자기판단·자기책임 원칙상 투자의 선택은 본인에게 있으므로 가나증권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Q. 순씨와 같은 사례가 많이 발생하나요?
A. 최근 증권방송 또는 인터넷을 통한 전문가의 투자상담 등의 프로그램은 투자정보와 지식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증권 관련 전문지식이 부족한 개인투자자들에게 유용한 채널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보의 비대칭성을 이용해 시세조정 등 범죄행위에 악용하는 사례가 꾸준히 적발되고 있으며, 해당 프로그램에서 증권전문가에게 특정종목을 추천받았다가 손해를 입었다고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 또한 꾸준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Q. 순씨와 같은 분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A. 증권방송의 투자 상담 프로그램을 접하는 일반투자자들은 ‘증권방송을 따라하면 수익을 낼 수 있겠지’라는 막연한 생각보다는 여러가지 투자 판단요소의 하나로 균형있게 판단해야 합니다. 또 단기간 내에 큰 이익을 노리는 투자를 지양하고, 철저하게 기업가치를 고려한 정석투자를 하는 것이 손해를 막는 지름길입니다.
증권회사 또한 대중매체의 특성상 관련 프로그램이 시세조종과 같은 범죄행위나 부당권유 관련 분쟁 발생 우려가 있다는 심각성을 인식하고, 출연직원에 대한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것이 이번 사건과 같은 유사한 분쟁을 막는 예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투자과정에서 분쟁이 발생하였을 때 한국거래소 분쟁조정센터(홈페이지 http://drc.krx.co.kr, 전화 02-1577-2172)를 통해 정확하고 신속한 무료 상담과 조정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