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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증시 사흘째 하락..유로존 불안고조(종합)

이정훈 기자I 2011.12.15 06:15:11

3대지수 1%대 하락..안전자산 선호 가속화
금융주-에너지관련주 약세 주도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1%대의 하락세를 보였다. 사흘 연속 하락세다. 유로존 국채시장이 불안을 보이며 안전자산 선호현상을 가속화시킨 탓이었다.

14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131.46포인트, 1.10% 하락한 1만1823.48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일대비 13.91포인트, 1.13% 낮은 1211.82를, 나스닥지수는 39.96포인트, 1.55% 떨어진 2539.31을 각각 기록했다.

이날 이탈리아의 5년만기 국채 입찰에서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낙찰금리도 유로존 출범 이후 최고수준을 기록한 것이 악재가 됐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 국채금리가 오르고 유로화가 하락했다. 원유와 금 등 원자재 가격도 동반 추락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에 이어 영국의 국제통화기금(IMF) 재원 확충 불참 선언도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

업종별로는 금융주와 에너지 관련주가 약세를 주도했다. 엑슨모빌이 1.35% 하락했다. 미국 중장기업체인 캐터필러가 부사이러스의 보급사업 일부를 말레이시아에 매각하기로 하면서 4.37% 하락했다.

기술주도 대체로 부진한 가운데 시스코가 2.65% 하락했고 조이글로벌도 실적이 예상치에 못미치며 10.77%나 폭락했다. 애플은 미국 법원이 HTC에 대한 판매금지 가처분 결정을 연기했다는 소식에 2.22% 떨어졌다.

반면 애본프라덕츠는 새로운 CEO를 찾고 있다는 소식에 5% 이상 급등했다. 유나이티드컨티넨털홀딩스는 1.38% 상승했다.

◇ 금값 폭락..3년만에 장기추세선 붕괴

국제 금값이 폭락하고 있다. 특히 거의 3년만에 처음으로 장기 추세선인 200일 이동평균선이 깨지며 대세 하락장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금선물 2월물 가격은 전일대비 4.61%, 73.80달러 급락한 온스당 1589.90을 기록하고 있다. 장중 한때 1565선까지 떨어지며 거의 100달러나 하락했었다.

이날 금 선물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은 연말 이익실현 매물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유로존 국채시장 불안으로 인해 유로화가 하락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날 가격 하락으로 금 선물가격은 지난 2009년 1월 이후 거의 3년만에 처음으로 장기 추세선인 200일 이동평균선 아래로 내려갔다.

◇ 中, 美자동차에 반덤핑 관세

중국 정부가 이번에는 미국산 수입 자동차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중국과 미국간 무역갈등이 다시 고조될 전망이다.

이날 중국 상무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15일부터 2013년 12월14일까지 2년간 배기량 2.5리터 이상인 미국산 세단형 자동차와 SUV 차량에 반덤핑, 반보조금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미국 최대 자동차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가 최고 12.9%의 관세를 물게 됐고 크라이슬러는 최고 8.8%까지 관세를 내게 됐다. BMW와 다임러 미국 법인들도 2%, 2.7%의 관세를 각각 더 내게 됐다. 현재 중국 정부는 수입차량에 대해 25%의 수입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 정부는 중국 정부의 조치에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 캐롤 거트리 대변인은 이날 성명서에서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중국의 조사가 상당한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이전에 지적한 바 있다"며 "이번 조치는 매우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 OPEC, 3년만에 산유량 합의.."現수준"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하루 3000만배럴의 원유 생산량 쿼터에 합의했다. 이는 현재 산유량과 비슷한 수준으로, 3년만에 첫 합의에 성공했다.

이날 OPEC는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정례회의를 열고 향후 원유 생산량을 하루 최대 3000만배럴로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다음번 정례회의는 내년 6월14일에 개최되며 이번 합의된 쿼터는 그 때까지 유지된다.

라파엘 라미레즈 베네수엘라 석유장관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OPEC가 이 수준에서 하루 생산량을 유지하기로 새롭게 합의했다"고 전하며 "이는 현재 생산량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12개 OPEC 회원국 모두에게 적용되는 생산량 쿼터가 합의된 것은 최근 3년만에 처음있는 일이다. 앞서 6월 회의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생산량 확대를 주장했지만, 고유가를 선호하는 이란과 알제리, 베네수엘라 등의 반대로 불발로 돌아간 바 있다.

◇ 美·英, 잇단 IMF 재원확충 불참

유럽연합(EU) 정상들이 합의한 2000억유로 규모의 국제통화기금(IMF) 재원 확충방안이 심각하게 꼬이고 있다.

이날 영국 정부는 지난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국제통화기금(IMF) 재원 확충에 합의하지 않았다며 이에 대한 반대입장을 확인했다. 영국 정부의 스티브 필드 대변인은 현지의 한 언론이 `영국 정부가 IMF 재원 확충에 300만파운드(460억달러)를 투입할 것`이라고 보도한 것과 관련,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를 부인했다.

이에 앞서 지난 11일에는 익명을 요구한 미국 한 관료도 "미국은 IMF의 유로 위기국 구제 확대에는 찬성하지만 기금 출연에는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며 "IMF가 아닌 유럽 스스로 위기 해결을 주도해야 한다"며 불참을 비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문제는 미국과 영국이 IMF 재원 확충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유로존 국가인 독일의 참여도 보장할 수 없다는 점이다. 그러나 옌스 바이트만 분데스방크 총재는 기자들과의 만찬에서 "예를 들어 미국이나 다른 중요한 국가들이 참여하지 않는다면 IMF 재원 확충은 아주 힘들어질 수 있다"며 "이는(이들 국가의 참여는) 우리가 대출을 지원하는 전제조건이며 이것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 우리도 승인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 伊국채 낙찰금리, 유로출범 후 최고

이탈리아 국채 입찰이 부진했다. 이탈리아 정부가 추진하는 300억유로 규모의 추가 긴축안에 대한 의회 승인이 임박한 가운데 시장 우려가 여전함을 보여줬다.

이탈리아 정부는 5년만기 국채 30억유로(39억달러) 어치 입찰에 나섰다. 낙찰금리는 6.47%로, 지난달 입찰에서의 6.29%를 뛰어넘어 유로화 출범 이후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입찰액 대비 응찰액규모도 1.42배로, 지난 입찰에서의 1.47배에 못미쳤다. 금리가 이전보다 더 상승했는데도(채권가격 하락) 수요가 부진했다는 얘기다.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이후 사실상 첫 중기물 발행이었다는 점에서 여전히 시장 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이탈리아 정부는 시장 불안을 감안해 국채 입찰물량을 줄여왔지만, 내년 4400억유로에 이르는 총 자금조달 목표를 충족시키기 위해 향후 발행량을 늘려야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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