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구멍이라 할 만큼 취업 경쟁이 심해지면서 외모도 토익점수나 학점과 같은 이른바 '스펙'처럼 여겨지고 있다. 실제로 취업준비생 이해돈(29)씨는 "최종면접에서 떨어지면 '결국 외모 때문인가'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는 의료현장에 있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봐도 알 수 있다. 바인성형외과 김한조 원장은 "최근 면접성형을 위해 찾아오는 환자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남성 환자들도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김한조 원장은 이어 "면접 성형을 원하는 여성 환자들의 경우 방송인, 서비스업 등 특정 직업군 지원자들에 한정돼있는 반면, 남성 환자들은 직업군에 상관없이 취업을 목적으로 성형을 하고 있다는 것이 최근 경향"이라고 덧붙였다.
◈ 쁘띠성형 등 인상 개선 목적으로
그렇다면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는 면접성형이란 도대체 뭘까. 면접성형은 단기간 인상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쁘띠성형'과 영구적인 변화를 주는 외과적 수술로 나눌 수 있다.
쁘띠성형은 프랑스어 'Petite(작은)'에서 나온 말로 칼을 대지 않고 주사를 통해 단기적으로 외모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시술이다. 대표적인 주사로는 보톡스와 필러가 있다.
보톡스는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의 분비를 방해해 근육을 마비시키는 원리로 주름을 펴지게 하고 근육을 퇴축시켜 축소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주사다.
또 필러는 'fill(채우다)'이라는 단어 뜻처럼 넓은 주름안을 채워주거나 미관상으로 볼륨감이 필요한 부위에 주사함으로써 피부 볼륨감을 보충해주는 시술이다. 필러는 콧등에 주사해 코를 높이거나, 무턱을 개선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이처럼 '쁘띠성형'은 시술이 비교적 간단한 만큼 지속기간도 1년여에 불과해, 영구적인 목적보다 채용 시즌내 빠른 효과를 보기 위한 목적으로 이용된다.
면접성형의 외과적인 수술은 실질적으로 얼굴에 칼을 대는 수술로서, 주로 눈과 코 성형에 집중돼있다. 눈 성형은 주로 눈가를 좀더 시원하게 보이도록 하는 '눈매교정술'이 주로 행해진다. 코 성형은 콧등에 실리콘을 삽입하는 수술로서 남성 취업준비생들이 주로 선호하고 있는 수술이다.
이렇게 취업준비생들이 다양한 형태의 면접성형을 선호하는적인 공통적인 이유는 '외모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자신감을 찾기 위한 것'이다.
김한조 원장도 "면접을 위해 찾아오는 취업준비생들이 성형 통해 자신감을 회복하고 열등감에서 탈출하는 모습을 종종 목격하고 있다"고 전했다.
◈ 면접성형을 고려하고 있다면 '이것' 짚어봐야
그런데, 취업준비생들이 자신감 회복을 위해 면접성형을 고려하고 있다면 꼭 짚어봐야할 사항들이 있다. 고려제일신경정신과 김진세 원장은 "취업 성공이 성형의 목적이기 때문에 면접에서 실패했을 때 그 원인이 외모에 있는지 다른 측면에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귀띔했다.
김진세 원장에 따르면, 실제 성형은 외모의 열등감을 해소하는 한 방법일 수 있고, 이는 정신과적인 이론상으로도 설명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문제는 열등감의 원인이 면접이라는 목적 외에 다른 심리적인 문제를 근간으로 할 경우. 이럴 때에는 "성형이 열등감 회복의 직접적인 치료방법이 될 수 없다"고 김 원장은 전했다.
실제 외국에서는 성형 수술을 정신과적인 상담과 연계해서 진행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만큼 성형은 '외모상의 변화' 이상의 치유 효과도 있을 수 있지만 동시에 외과적 또는 정신과적 부작용의 위험을 가지고 있는 있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김진세 원장은 "취업준비생들이 자신감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남과 나를 비교하는 생각부터 지양해야한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