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피용익특파원] 지난해 12월 미국 자동차 `빅3` 업체 가운데 포드의 미국 내 판매량이 유일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는 판매량이 줄었다.
외국계 자동차 업체 가운데서는 일본의 도요타와 혼다, 닛산, 그리고 한국의 현대차와 기아차가 모두 전년동월 대비 두자릿수 판매량 증가세를 기록했다.
12월 판매 호조에도 불구, 미국 자동차 업계의 2009년 누적 판매량은 1040만대 정도에 그친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인구 증감을 감안할 경우 이는 지난 198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다만 현대차와 기아차는 연간 판매량이 증가했다.
◇ 포드, `빅3` 중 유일하게 웃었다
포드는 5일(현지시간) 지난해 12월 미국 내 자동차 판매량이 전년동월 대비 32.8% 증가한 18만4655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승용차 판매가 42% 증가한 6만1195대를 기록했고, 트럭 판매는 29.4% 늘어난 11만7822대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포드는 2009년 미국 시장점유율이 전년대비 1%포인트 상승한 15%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포드의 연간 시장점유율이 상승한 것은 지난 1995년 이후 처음이다.
존 울코노윅츠 IHS글로벌 애널리스트는 "포드는 갑작스럽게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며 "이 덕분에 예전과 다르게 어마어마한 판매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크라이슬러의 12월 판매량은 3.7% 감소한 8만6523대를 기록했다. 연간 판매량은 47년만에 최저로 집계됐다.
미국 최대 자동차 업체인 GM은 6.1% 감소한 20만8511대를 기록했다. 다만 폰티악, 새턴, 사브, 허머 등 매각이나 폐쇄가 결정된 브랜드를 제외할 경우 월간 판매량은 2.2% 늘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 일본·한국차 판매량 급증 두드러져
세계 최대 자동차 업체인 일본 도요타는 12월 미국 내 자동차 판매량이 전년동월 대비 32.3% 증가한 18만7860대를 기록했다.
또 혼다는 24.5% 증가한 10만7143대를 기록했고, 같은 기간 닛산은 18.2% 늘어난 7만3404대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 현대자동차(005380) 미국판매법인(HMA)의 12월 미국 내 판매량40.6% 증가한 3만3797대를 기록했다.
차종별로는 엑센트가 전년 같은 달에 비해 126.4% 증가한 4149대를, 제네시스가 126.3% 늘어난 2354대를 기록했다. 엘란트라, 쏘나타, 싼타페, 투싼도 판매량이 늘었다.
기아자동차(000270) 미국판매법인(KMA)은 `리오`와 `옵티마`의 선전에 힘입어 12월 판매량이 전년동월 대비 47.3% 증가한 2만1048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 업계 연간 판매량은 1982년 이후 최저
포드와 외국계 자동차 업체들의 12월 판매 호조에도 불구하고, 2009년 미국 자동차 업계의 누적 판매량은 경기후퇴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포드는 지난해 업계 판매량이 1040만대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오토데이타에 따르면 이는 지난 1982년 1030만대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다만 GM은 업계 연간 판매량이 1060만대로, 1992년 이후 가장 적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업체별로도 연간 판매량은 2008년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했다. 포드는 162만대를 기록해 15% 줄었다. GM은 30% 줄어든 210만대, 크라이슬러는 36% 떨어진 93만1402대로 집계됐다.
도요타는 지난해 미국에서 177만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보다 20% 감소한 수준이다. 혼다와 닛산은 각각 24%, 18% 줄었다.
다만 한국 현대차와 기아차는 연간 판매량이 증가했다. 현대차는 8.3% 증가한 40만1742대, 기아차는 9.8% 늘어난 30만63대를 각각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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