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은 2분기 당기순이익이 1조 7324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 4989억 원)보다 15.6% 늘었다. 이는 시장전망치인 1조 4748억원을 2333억원(15.8%) 정도 웃돈 것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KB금융의 하반기가 더 기대되는 것은 단순히 실적이 좋은 것뿐만 아니라 밸런스를 갖춘 그룹 체제에 있다. 금융그룹 가운데 은행 의존도가 가장 낮아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어서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 비은행 기여도는 41%였으나, 올해 상반기 49%로 커졌다. KB국민은행이 1조 5060억원, 비은행 부문이 1조 4360억원(연결조정 등을 제외한 각 계열사 그룹연결 대상 재무재표 상 순이익 단순합계 기준)을 기록, 은행과 비은행의 순익 비율을 51대 49를 유지했다.
비은행 부문을 보면 KB손해보험은 지난해 상반기 순이익이 525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572억원으로 늘었다. KB증권(250억원→376억원), KB카드(193억원→256억원), KB라이프생명(134억원→152억원) 등도 전반적으로 실적이 개선됐다. 더욱이 비은행 부문의 수수료 이익 비중도 작년 1분기 67.1%에서 올해 70%까지 확대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으로서는 은행과 비은행의 고른 성장을 바탕으로 추후 은행권 과당 경쟁에 몰두하지 않고 수익성·건전성을 견고히 지킬 수 있는 기초체력을 쌓게 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KB손보의 순이익은 572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8.9% 늘었다. 현재 실적을 공시한 8개 지주계 보험사 중 순익 규모가 가장 크며 그룹 순익 기여도가 20%를 넘어서며 그룹 내 ‘알짜’ 계열사로 부상했다. 장기보험과 일반보험 손해율이 큰 폭으로 개선된 가운데 ‘KB 3·10·10(삼텐텐)’, ‘KB 5·10·10(오텐텐)’ 등 경쟁력 있는 상품 출시로 장기보장성 보험 판매가 늘어나며 계약서비스마진(CSM) 증가로 보험영업손익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 상반기 지급여력비율(킥스·K-ICS)은 202.8%로 전년 대비 10.2%포인트 증가하는 등 재무건전성이 큰 폭으로 개선된 점도 고무적이다.
KB증권도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376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7% 증가하면서 약진했다는 평가다. 합병 이후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투자은행(IB)부문에서 기업금융(DCM·ECM) 중심의 안정적 실적을 기반으로 리그테이블 1위 수성했고 자산관리 부문에서도 성장세를 유지한게 주효했다.
◇순손실 인니 자회사 정상화 과제
반면 KB국민은행의 글로벌 전진기지인 인도네시아 자회사 KB뱅크(옛 부코핀은행)는 긴 침체를 겪고 있다. 인도네시아 현지 KB뱅크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올들어 5월까지 3조 923억루피아의 순손실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약 2632억원에 이르는 규모다.
앞서 KB뱅크의 연간 적자 규모는 2020년 434억원, 2021년 2725억원, 2022년 8021억원, 2023년 2613억원, 2024년(1분기 기준) 688억원 수준이다. 국민은행은 KB뱅크의 영향으로 1분기 해외법인 순손익에서 490억원 적자를 봤다. 앞으로 KB뱅크의 완전 정상화 과제가 국민은행이 글로벌 성장 모멘텀을 이어가는 가늠자 중 하나로 여겨진다. 국민은행의 계획대로라면 KB뱅크는 내년에 흑자전환을 기대해 볼 수 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이 이익이 증가한 이유는 견조한 순이자이익 증가와 전분기 ELS관련 손실보상비용 발생에 따른 기저효과가 있었고,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이 확대됐기 때문”이라며 “이를 고려더라도 시장 컨센서스를 웃도는 실적 시현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의 2분기 순이익은 시장예상을 웃도는 호실적을 시현했다”며 “이익창출역량과 주주환원의 관점에서 업종 내 선도적인 지위가 강화되고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