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층 뻥 뚫린 중정 아래 두 구내식당 팽팽한 긴장감
샐러드 2종 등 10종 점심 메뉴…"뭐 먹을까" 대화 들려
직원 응모에 작정하고 만든 ''남자들의 소울푸드'' 눈길
하루 세끼 직원 무료…외부인도 단 7200원에 ''든든''
[성남=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무려 5000여명의 연구개발(R&D) 인력이 한자리에 모인 경기도 판교 HD현대 글로벌 R&D센터(이하 판교GRC)는 다가올 50년을 준비할 신성장 동력 발굴 중책을 맡은 곳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간판 산업 조선업뿐만 아니라 로봇과 에너지, 건설장비까지 HD현대그룹 미래 먹거리를 찾고 계열사간 시너지를 창출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은 만큼 이들에게 제공하는 먹거리 또한 허투루 내놓지 않았다.
| 경기도 판교 HD현대 글로벌 R&D센터 구내식당에서 만난 점심 메뉴. 왼쪽부터 ‘명랑핫도그 치킨마요덮밥’, ‘남자들의 소울푸드’, ‘아메리칸차이니즈 플래이트 세트’.(사진=HD현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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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직접 찾은 판교GRC 외관은 인근에 즐비한 국내 유수의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의 네모 반듯한 사옥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건물 내 들어서자 4층부터 20층까지 뻥 뚫려 있는 ‘남다른’ 중정은 감탄사가 절로 흘러나오게 했다.
남다른 건 구내식당도 마찬가지. 일단 구내식당이 위치한 3층에 들어서니 양측으로 신세계푸드와
현대그린푸드(453340) 등 위탁운영 2개사의 구내식당을 배치해 은근한 긴장감마저 흘렀다. 점심 메뉴의 종류는 각각 5종씩 무려 10종. 각 구내식장의 메뉴 구성은 일단 양식과 면 요리, 아시안 등 세 축을 중심으로 4종의 식단을 운영하고 샐러드 1종도 제공한다. 아침은 총 4종, 저녁은 총 2종의 메뉴를 제공한다.
상주 직원들 5000여명에 판교GRC를 찾는 외부 방문객까지 소화하다보니 두 구내식당의 좌석수는 무려 1700석 규모나 된다. 줄을 서지 않게 하려 3부제로 운영된다. 외부 방문객을 모시거나 팀 단위 단체 식객을 위해 프라이빗 룸 8곳도 운영한다니 구내식당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 경기도 판교 HD현대 글로벌 R&D센터에 들어서면 4층부터 20층까지 뚫려있는 거대한 중정을 경험할 수 있다.(사진=HD현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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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판교GRC에서 마주한 점심 메뉴는 △수제 삼겹카츠정식 △남자들의 소울푸드(제육볶음·돈까스·김치찌개 구성) △명랑핫도그를 더한 치킨마요덮밥 △쿵파오치킨과 계란굴소스볶음밥으로 구성한 아메리칸차이니즈 플래이트 세트 △중화팔보채덮밥&계란후라이 △판모밀정식 △베이컨투움바파스타 △직화 특왕갈비탕&당면사리 등 8종과 △타코샐러드 △플랜트콜드컷샐러드 등 간편식 2종이었다. 직원들에겐 아침, 점심, 저녁 세 끼 모두 무료로, 외부 방문객들에겐 단 7200원(점심 기준)에 이를 이용할 수 있다니 밖으로 나가 비싼 밥을 사먹을 이유가 없어 보인다.
각 메뉴 면면을 보면 최근 국내 구내식당 유행 중 하나인 외식 브랜드와의 협업이 일단 눈에 띈다.
오전 11시 30분께 구내식당에 속속 몰려드는 직원들 사이 “명랑 핫도그 한 번 먹어볼까”라는 말이 들려오기도 했다. 이날 마주한 구내식당 관계자는 “외식 브랜드 협업 외에도 유명 메뉴들의 조리법을 따라 만든 소위 ‘따라잡기 메뉴’도 선보이고 있다”며 “최근 부산 맛집 콘셉트로 현지 메뉴들을 내놔 인기를 끌기도 했다”고 전했다.
특히 남자들의 소울푸드는 직원들의 제안으로 만들어진 이색 메뉴다. ‘작정하고 배 터지게 먹어보자’라는 취지로 제육볶음 돈가스, 김치찌개 백반을 모조리 담아 인기를 얻고 있다고 했다. 구내식당의 질을 높이기 위해 상시 진행하는 직원 품평단 운영이 실제 메뉴 구성과 운영에 반영된 성과다.
샐러드도 큰 인기라고도 했다. 간편식 형태로 제공되는 샐러드 2종은 사내복지 관련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인 ‘GRC라이프 앱’에서 전날 예약을 해야 먹을 수 있는데 초반 200식만 제공했다가 직원들의 높은 수요로 최근에는 600식으로 늘렸다고 했다. 저칼로리, 고단백, 디톡스(해독) 등 건강식 콘셉트의 샐러드에 대한 직장인들의 높은 관심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 경기도 판교 HD현대 글로벌 R&D센터 구내식당에서 점심 식사 메뉴 중 하나로 제공하는 샐러드 2종.(사진=HD현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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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내식당의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국내 기업들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복지전담팀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도 남달랐다. 판교GRC에는
HD한국조선해양(009540)과
HD현대중공업(329180), HD현대마린솔루션 등 조선 계열사를 비롯해
HD현대건설기계(267270),
HD현대(267250)로보틱스,
HD현대에너지솔루션(322000) 등 로봇, 에너지, 건설장비 계열사까지 총 17개 회사의 R&D 인력이 상주하고 있는 만큼 구내식당과 어린이집, 통근버스 등을 총괄·책임지는 조직 ‘GRC 라이프팀’을 둬 사내 복지의 질을 한껏 높였다고 했다.
HD현대 관계자는 “지난 2022년 12월 판교GRC 오픈과 함께 탄생한 GRC라이프팀은 17개 계열사가 모인 사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요구를 듣고 반영하기 위해 생긴 조직”이라며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이를 바탕으로 더 나은 GRC라이프를 제공하고자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구내식당 두 곳에서 매일 아침, 점심, 저녁 총 16종의 메뉴를 운영하다보니 중복을 피하고 차별화 식단을 짜는 것부터가 GRC라이프팀의 주요 업무라고 했다.
| 경기도 판교 HD현대 글로벌 R&D센터 구내식당 전경.(사진=HD현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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