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채윤 아서앤그레이스 대표에겐 확신이 있었다. 국내 최고의 가죽제품 장인들과 함께 만들어낸 아서앤그레이스가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못지 않은 한국 명품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단 믿음이었다. 한 대표는 품질과 자신감을 밑천 삼아 이제 명품 가죽제품의 본고장인 유럽과 최대 쇼핑지인 미국 진출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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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앤그레이스는 올해 론칭 11년차인 가죽 브랜드다. 과거에 명품 브랜드 제품을 OEM(주문자 위탁 생산)으로 한국에서 만들었던 30년 이상 경력의 장인들을 삼고초려해 모았다. 로고도 없지만 디자인과 품질의 우수성을 알아챈 명품족들이 구매하면서 입소문을 탔다. 실제로 한 대표가 메고 있던 ‘아서앤그레이스 1호 샘플’ 토트백은 10여년이 지났음에도 세월의 흔적이나 손때가 보이지 않았다. 그만큼 제품력이 좋단 얘기다.
한 대표는 “우리 연매출은 20억원가량으로 많지 않다”며 “그럼에도 우리가 에비뉴엘 등에 입점해 있는 건 백화점 VIP, VVIP가 좋아하는 브랜드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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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표는 지난해 가을엔 론칭 10주년을 기념해 아티스트들과 전시를 열었다. 한국 전통의 아름다움을 담은 예술 작품들과 아서앤그레이스의 제품이 어우러진 행사였다. 그는 “조선시대 백자와 한국적인 문양에서 영감을 받아 제품을 디자인한다”며 “한국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해 보여주는 게 우리 브랜드를 잘 설명해주는 방법이라 여겼다”고 설명했다.
한 대표가 해외 진출의 무기로 삼고 있는 것도 ‘한국의 미를 담은 한국 명품 브랜드’란 점이다. 그는 “파리 혹은 뉴욕패션위크에 가서 가야금 연주와 한국의 예술 작품, 우리 제품을 한 자리에서 동시에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명품의 3가지 조건 중 우리는 완벽한 품질, 독창적 디자인을 가졌고 마지막으로 히스토리가 있어야 한다”며 “역사를 함께 만들어가는 브랜드가 되고 싶다”고 했다.
끝으로 한 대표가 바라는 건 가죽제품 장인들에 대한 예우였다. 그는 “대한민국 명장에 자동차정비사, 미용사 등이 있지만 가죽공예는 없다. 기능사 자격증조차 없다”며 “장인들이 자부심과 명예를 갖고 일할 수 있게 명장으로 인정해주길 바란다. 그래서 젊은 층도 계속 유입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