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취재 목적으로 일본을 방문했을 때 만난 실버인재센터(노인일자리센터) 관계자는 일하며 가장 보람됐던 순간이 언제였느냐란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고령자 한 명 한 명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러한 노력은 실버인재센터가 운영 중인 프로그램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우리 정부가 단기 아르바이트 식의 양적인 노인 일자리에 치중한 것과 달리, 다양한 노인들의 조건을 고려해 프로그램을 내놓은 고민이 엿보였다.
예컨대 대기업·중견기업에 다니다 은퇴한 고령자들이 중소기업에서 재취업하는 방안에서부터 젊었을 때와 전혀 다른 직종에서 재취업할 수 있게 하는 방안들이 눈에 띄었다. 아파트 청소나 통학 길 교통정리 같은 단순 업무의 경우도 매주 최신화 된 내용의 계획표를 공지하고 있는 데다, 매월 설명회를 열어 고령자들에게 알려주는 정성을 쏟고 있었다.
이렇다 보니 소득을 보전하는 고령자를 찾기란 일본에서 어렵지 않았다. 도쿄 신주쿠의 한 카페에서는 머리가 희끗희끗한 여성이 매니저로 일하며 사람들을 상대했으며, 이 외에도 백화점, 관공서 안내 데스크 등에서도 고령의 노동자를 마주칠 수 있었다.
이러한 점은 66세 이상 고령자의 상대적 노인 빈곤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019년 기준 가장 높은 우리나라(43.2%)에 시사점을 준다. 상대적 빈곤율은 중위 소득 50% 이하에 속하는 인구 비율이다. 66세 이상 고령층 10명 중 4명은 중위 소득 50% 이하라는 의미인데, 일본도 20.0%로 우리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연금에만 기대 살기 어려운 세상에 정부는 고령자들을 위한 적극적인 일자리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고령자들이 가진 각종 능력 등을 재활용할 수 있는 세심한 프로그램들이 필요하다. 이는 고령자 개인에게 생계를 위한 수단을 마련해 빈곤율을 떨어뜨리는 요소가 될 수 있지만, 사회 전체로 보면 복지와 의료 부담을 줄이다는 점에서 정부에게 일거 양득이 되는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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