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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80%’ 달하는 본토 관광객 돌아오나
홍콩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중국 당국의 엄격한 방역 조치가 3년 만에 풀린 이후 첫 중국 노동절 연휴(4월 29일~5월 3일)를 맞아 대규모 관광객 유입을 기대하고 있다. 홍콩여행산업위원회는 이번 노동절 연휴에 홍콩을 찾는 중국 본토 관광객이 6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한 달 동안 홍콩을 찾은 관광객의 약 4분의 1이 닷새 동안 집중될 것이란 전망이다.
홍콩관광청에 따르면 지난 3월 홍콩을 찾은 관광객 245만4000명 가운데 본토 관광객은 197만명으로 80%를 차지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에도 홍콩 관광객의 80%는 본토인이었다. 금융, 무역과 함께 홍콩 경제를 견인하는 관광산업을 본토인이 떠받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들어 홍콩 정부는 70만장의 무료 항공권과 소비 바우처를 뿌리며 관광객 유치에 나섰다. 코로나 19 대유행이 잦아들고 중국을 비롯한 대다수 국가의 여행 규제가 풀리면서 관광 수요 회복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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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늘어도 과거 명성은 ‘글쎄’
다만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긴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홍콩 정부는 올해 2500만명의 관광객이 홍콩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60만명)와 비교하면 40배에 달하지만, 코로나19 이전에 비해서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2019년 민주화 시위 당시 반중 정서에서 기인한 시위를 목격한 본토인들은 예전처럼 홍콩 여행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8년 6500만명을 넘기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홍콩 유입 관광객은 민주화시위 이후인 2019년에는 5600만명으로 줄었다. 중국 당국의 봉쇄조치까지 본격화한 이후에는 △2020년 357만명 △2021년 9만명 △2022년 60만명으로 쪼그라들었다.
홍콩 관광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 본토 관광객의 씀씀이도 예전 같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홍콩 국경이 닫혔던 최근 3년 동안 중국 본토의 전자 상거래 발달과 명품 브랜드의 중국 직접 진출 등으로 홍콩은 더이상 매력적인 쇼핑 도시가 아니게 됐다.
특히 중국이 남부의 휴양지 하이난을 제 2의 홍콩으로 키우면서 홍콩 쇼핑의 최대 장점이었던 면세 혜택마저 빛을 잃게 됐다. 중국인에게 적용되는 면세 한도는 하이난(10만위안·약 1900만원)이 홍콩의 20배에 달한다. 루이비통, 크리스챤 디올, 티파니앤코 등을 거느린 LVMH는 일부 브랜드의 중화권 거점을 홍콩에서 상하이로 이전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토 저예산 관광객에 골치…“지난 3년 천국같았다”
중국 본토와 홍콩의 국경이 열린 이후 쏟아지는 무질서한 본토 관광객에 대한 홍콩 주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홍콩의 부촌 리펄스베이의 공중화장실 앞에 서서 도시락을 먹는 단체 본토 관광객들의 모습이 소셜 미디어를 달궜다. 비위생적일 뿐만 아니라 홍콩이 ‘난민 캠프’ 분위기여선 안된다는 홍콩인들의 짜증스러운 반응이 이어졌다.
본토 관광객의 귀환에 20대 홍콩인 후이씨는 “확실히 최근 들어 본토 관광객이 많아진 것을 느낀다”며 “매너가 없는 사람이 많아 짜증이 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홍콩인 청모 씨도 “관광객에겐 아니겠지만 홍콩 주민에게 지난 3년은 천국 같았다. 관광객이 없어서 정말 쾌적했다”고 했다.
몽콕의 금붕어 시장에서는 사진을 찍으려는 본토 관광객이 몰리자 한 가게 주인이 사진 한 장당 1000홍콩달러(약 17만원)을 요구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금붕어를 중국 본토로 반입할 수 없기 때문에 관광객들은 금붕어를 구입하지 않는데, 사진 촬영을 위해 플래시를 터트리고 가게를 차지하며 영업에 피해를 입힌다는 이유였다.
홍콩인들의 불만과 민원이 급증하자 홍콩의 수장인 존 리 행정장관까지 나서 본토 관광객의 관리를 지시했다. 홍콩 정부는 단체 관광객의 식사 시간에 시차를 두도록 했고 저비용 패키지 여행의 신규 신청을 받지 않는 방안까지 검토했다. 결국 점심시간에 관광객들을 배에 태워 ‘선상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정부가 부두와 크루즈 회사를 중재했다. 여행사에는 단체 관광객을 통솔할 직원을 추가로 채용하도록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