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건강 365] 돌아온 환절기, '비염' 주의해야 할 체질이 따로 있다

이순용 기자I 2023.03.20 06:57:29

최승용 함소아한의원 원장

[최승용 함소아한의원 원장] 일교차가 커지고 꽃가루가 날리기 시작하는 이 시기에는 비염인들에게 괴로운 계절이다. 잠잠했던 비염 증상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 심해지기 때문. 콧물, 재채기, 코막힘 같은 증상은 물론, 항상 코가 불편한 느낌에 코를 찡긋거리는 습관이 생기거나, 아이의 경우 비염 증상으로 인해 학습에 지장을 미치기까지 한다.

그런데 이렇게 본격적인 비염 증상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비염을 주의해야 하는 체질이 있다. 먼저, 인체에 ‘진액’이 부족한 타입이다. 몸속에 윤활유 역할을 하는 진액이 부족할 경우 콧속 또한 건조한 환경이 된다. 우리 콧속은 차갑고 촉촉하게 유지되어야 하는데, 늘 뜨겁고 메마른 상태이니 콧속 점막이 끈적끈적 해지고 말라
최승용 함소아한의원 원장
서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외부 환경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게 되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비만’한 체질이다. 비만한 몸은 더 많은 양의 공기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숨을 많이 몰아쉰다. 우리 코는 외부 공기를 적당히 데워주고, 체온과 비슷한 상태로 만드는 기능을 하는데, 비만한 사람의 코는 많은 양의 공기를 끊임없이 들이쉬니 코의 업무량이 과중해진다. 코의 업무과 과중해지면, 코막힘과 콧물 증상이 나타난다. 코막힘 증상은 입을 벌리고 숨을 쉬게 돼 목이 건조해지고, 이는 기침까지 유발한다. 콧물의 경우 축농증을 유발하거나 목 구멍 쪽으로 흘러 들어 캑캑거림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런 체질적인 요인 이외에도 감기 증상이 2주 이상 나아지지 않으면서 반복되거나 열을 동반하지 않는 감기에 자주 걸리는 경우, 감기가 아닌데 수시로 코를 킁킁대고 비비거나, 아침마다 콧물이 흐르는 증상에는 비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또한 감기로 시작했더라도, 오랜 시간 낫지 않아 코의 기능이 저하되면 그대로 비염으로 안착될 수 있다. 따라서 감기가 너무 길게 끌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의학에서는 비염을 치료할 때 몸의 불균형을 해결하는 데 집중한다. 결국 비염을 유발하는 것은 몸 전체의 상태나 체질 등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먼저 이런 몸의 불균형을 바로잡고 호흡기 증상을 함께 치료하는 것이다. 어떤 경우 비염이 ‘속이 불편해서’ 나타나기도 한다. 과식이나 불규칙한 식사, 찬 음식 섭취 등이 소화기에 부담이 되어 비염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런 경우 소화기를 튼튼하게 해결해주면 비염도 함께 치료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체력이 부족하거나 비만인 경우 체력 회복이나 체중 조절만으로도 비염 증상이 좋아지기도 한다.

또한 비염의 대표적인 증상인 ‘콧물’을 과하게 빼내는 것은 삼가야 하는데, 요즘은 집에서도 콧물을 직접 뽑아주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과도하게 콧물을 뺄 경우 코 점막은 외부 공기와 바이러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던 콧물을 단기간에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한번 더 과로한 일을 하게 된다. 따라서 코 점막에 무리한 물리적 자극을 주는 치료는 신중해야 한다.

가정에서는 비염인 아이들의 ‘자기 전 공복’에 신경 써야 한다. 아이들은 자기 전 2시간부터는 공복상태로 잠들어야 숙면을 취할 뿐 아니라, 소화기도 충분한 회복 시간을 가져 몸 전체의 기운을 빠르게 회복한다. 또한 코는 목과 발의 온도 영향을 바로 받기 때문에 체온이 낮아지는 새벽과 찬 공기에 노출되는 아침까지는 목수건과 양말을 챙기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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