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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소프트웨어·운송…"새내기 중형주를 향해 쏴라"

양지윤 기자I 2023.02.01 06:01:00

대형→중소형주 이동, 펀드자금 대거 유입
이마트·한진칼·OCI 등 주목
"기대감에 매수, 지수 변경일에 매도"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유가증권시장의 시가총액 규모별 지수 정기 변경일을 한 달여 앞두고 중형주 이동 종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형주에서 중형주로 이동하는 종목의 경우 지수 편입 기대감에 주가가 일시적으로 상승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다음달 10일 유가증권시장의 시가총액 규모별 지수 구성 종목이 바뀐다. 거래소는 매년 3·9월 직전 3개월간 하루 평균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순위를 매긴다. 시총 상위 1~100위는 대형주, 101~300위는 중형주, 나머지는 소형주로 나뉜다.

지수 구성 종목 변경을 앞두고 대형주에서 중형주로 이동하는 기업이 주목받고 있다. 정기 변경일에 대형주에서 중형주로 이동하는 종목들은 중형주 지수를 추종하는 중소형주 펀드의 투자 유니버스에 새로 포함된다. 특히 대형주에서 중형주로 이동하는 종목은 중형주 지수 비중에서 상위에 포진한다. 이에 추종 자금 비중도 덩달아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매수세가 몰리면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메리츠증권이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 하반기까지 대형주에서 중형주로 이동한 기업 15개 종목을 분석한 결과 13개 종목이 코스피지수 대비 초과 수익률을 기록했다. 초과 수익률 평균치는 6.4%(p)로 나타났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수익률이 낮거나 실적이 부진한 유통, 소프트웨어, IT하드웨어, 운송, 화학 업종 내 일부 종목이 중형주로 편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마트(139480), 현대오토에버(307950), 일진머티리얼즈(020150), 한진칼(180640), OCI(010060) 등이 이에 해당한다.

현대오토에버는 지난해 호실적을 달성했지만 올해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둔화 우려로 최근 두달 간 주가가 6% 가까이 빠졌다. 일부 증권사는 피어그룹(비교그룹) 밸류에이션 하향 조정을 이유로 목표주가를 13만원으로 기존보다 18.75% 내렸다. OCI 역시 태양광발전의 기초소재인 폴리실리콘 가격이 급락하며 최근 증권가의 눈높이가 낮아졌다. 중국의 증설 물량으로 폴리실리콘 가격 하락세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OCI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를 30% 가까이 하향 조정했다. 한진칼은 수년간 주가 상승의 동력인 경영권 분쟁이 지난해 9월 막을 내리면서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는 평가다. 이마트는 할인점 성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온라인 사업도 적자 탈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이마트는 씨에스윈드의 향후 주가 추이에 따라 대형주로 유지될 가능성도 남아있다는 게 증권가의 판단이다. 씨에스윈드는 작년 4분기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할 전망이다. 원부자재 수급 차질과 원·달러 환율 하락, 자회사 씨에스베어링 적자 지속 등 여파다. 실적부진에 따른 실망매물이 지수 변경일 전까지 쏟아지며 주가가 가파르게 하락할 경우 이마트와 자리 바뀜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대형주에서 중형주로 이동이 예상되는 기업을 미리 사들여 차익을 노리는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지수 정기 변경일 이후에는 기관 매수세가 유입되지 않아 주가가 크게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정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정기 변경 한 달 전부터 정기 변경일까지 대형주에서 중형주로 이동한 종목은 코스피 대비 평균 4.2%포인트 초과 수익률을 기록했다”면서 “정기변경일 전 편입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되는 만큼 한달 전 매수 이후 정기 변경일에 매도하는 전략이 가장 유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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