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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반 팽팽' 공공의대, 8년째 헛바퀴에 '산 넘어 산'

박경훈 기자I 2022.09.30 06:00:00

[흔들리는 필수의료③]
공공의대 법안 2015년 첫발의, 8년째 공전 중
의사단체 반발…목포·공주·창원·부산·인천 등은 유치전
尹, 당초 부정적이었지만 기류 변화…의정협의 재개 주목

27일 전북 남원공공의대추진시민연대는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 법안 조속 통과’를 촉구하는 상경 집회를 개최했다.(사진=남원시 의회)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낙후된 지방 필수의료를 보완하기 위해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공공의대) 설립 논의가 구체적으로 나온 지는 8년여가 흘렀지만 아직도 법안은 국회에 잠들어 있다. 공공의대 그 자체를 반대하는 의사단체와 달리 각 지역에서는 의대 유치전이 뜨거운 상황이다. 공공의대 신설에 부정적인 윤석열 정부의 시각도 넘어야 할 과제다.

지난 27일 전북 남원 지역 시민단체 200여명은 서울로 올라와 국회와 의사협회, 용산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집회를 갖고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안(이하 공공의대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이처럼 지역 주민들이 상경시위까지 하는 이유는 지지부진한 법안 처리 때문이다. 현재 국회에는 11건의 각종 의대 신설 법안이 올라 와 있다. 처음 공식적으로 공공의대법을 발의한 게 2015년인 것을 감안하면 8년째 공전 중인 것이다.

공전의 이유는 먼저 의사 수가 늘어난 것을 원치 않는 의사단체의 반발이다. 다만 의사단체는 표면적으로는 의무 복무 기간 10년 중 전문의 취득 시간을 제외하면 실제 의무 복무기간은 5년 남짓이고, 이후에는 지방을 떠날 것이기 때문에 의료의 질이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는 주장 등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속내는 정치인들이 저마다 의대를 자신의 지역구로 유치하고 싶어서라는 게 중론이다. 현재 공공의대 유치전은 남원 외에도 △전남 목포 △충북 공주 △경남 창원 △부산 △경북 안동 △인천 등 너나할 것 없이 상당 수 지역이 뛰어든 상황이다. 정원은 사실상 서남대 의대 폐교 인원인 49명을 활용해야 하는데 저마다 유치전에 뛰어드니 답안을 도출할 수 없는 상태인 것이다.

여기에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윤석열 정부의 방향도 걸림돌이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특정 지역 의대 신설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연간 수백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공공의대 신설의 대안으로는 공공의료를 위한 의대 정원 확대를 제시한 상황이다.

다만 상황 변화 움직임도 감지된다.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지난달 국회에 나와 “국립의전원 설립은 윤석열 정부가 주요 국정과제로 추진코자 하는 사업인 만큼 원만히 협의해 마무리 지을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여기에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27일 인사청문회에서 “필수 의료와 의료 취약 지역을 중심으로 의사 증원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의·정(醫政) 합의에 따라서 코로나19가 안정되면 의료계와도 적극 협의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지난 2020년 ‘9·4 의정 합의’에서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 의대 신설을 중단하고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원점에서 재논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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