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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서울 모처에서 만난 아짓 길 그린파이어바이오 대표는 펙사벡의 신라젠이 아닌 항암바이러스 플랫폼 기업 NEW 신라젠을 예고했다. 신라젠의 성장 가능성을 항암바이러스 플랫폼에서 찾은 것이다. 그린파이어바이오는 지난 5월 31일 신라젠 최대주주(지분 20.75%)로 올라선 엠투엔이 지난해 인수한 미국 바이오 기업이다. 현재 세계 최초 SIK2(종양억제효소) 기반 난소암 치료제(미국 임상 1상)를 개발 중이다.
아짓 길 대표는 직원 4명으로 시작한 미국 바이오벤처 넥타를 유망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개발해 다양한 거래를 통해 시총 24억 달러, 800여명의 직원이 상주하는 대기업으로 성장시켰다. 벤처기업을 성장시키는 노하우에 일가견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라젠 파이프라인을 재건할 적임자로 꼽히는 이유다. 아짓 길 대표는 신라젠의 부족한 부분을 냉철하게 진단하면서도 엠투엔과 함께 신라젠의 성장을 이끌 수 있다는 자신감을 피력했다.
먼저 펙사벡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 그는 “펙사벡은 아직 개발이 진행 중이다. 1년 정도 지나면 구체적인 데이터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다만 펙사벡의 미래는 그 데이터를 보고 진행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보다 중요한 것이 신라젠이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는 것이다. 신라젠은 신약개발과 항암바이러스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만, 성공적인 결과물을 만들기 위한 임상 디자인, 개발 방법 등에 경험이 더 필요하다”며 “나를 비롯한 그린파이어바이오팀은 그런 것에 대해 충분한 노하우와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 신라젠의 장점과 우리의 장점이 합쳐지면 2세대 항암바이러스 플랫폼 기술을 구체화 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짓 길 대표가 언급한 항암바이러스 플랫폼 기술은 신라젠이 후속 파이프라인으로 개발 중인 백사니아(항암바이러스) 기반 GEEV 플랫폼이다. GEEV 플랫폼은 암 치료 효능을 증가시키는 기술이다. 다양한 치료 유전자를 탑재할 수 있어 다수 파이프라인 확보가 가능하다. 특히 그는 차세대 항암바이러스 플랫폼 기술 조건으로 전신요법을 강조했는데, 신라젠은 지난 3월 정맥투여 효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GEEV 플랫폼 특허 출원을 마친 상태다.
정맥투여는 약물을 전신으로 빠르게 전달하기 용이한 방식으로 꼽히지만, 종양까지 이동하는 동안 혈액 내 항바이러스 물질에 의해 대부분 제거돼 항암효과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신라젠은 혈중 항바이러스 물질을 저해하는 단백질을 바이러스 외피막에 직접 발현하도록 설계해 이같은 단점을 보완하고 높은 항암 효과를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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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브 박사는 머크에서 수년간 사업개발(BD) 분야에서 활동한 글로벌 전문가로 수백 건의 후보물질을 검토하고 가능성 있는 물질을 발굴해 딜을 체결하는 일을 해왔다. 지난해 8월 한미약품이 NASH(비알코올성지방간염) 치료제를 머크에 1조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는데, 해당 물질을 발굴해 계약을 성사시킨 당사자가 산지브 박사다.
아짓 길 대표는 벤처기업이던 넥타를 성공시킬 수 있었던 요소를 되짚으며 신라젠의 미래에 관해 설명했다. 그는 “넥타의 첫 비즈니스 모델은 약물 전달체 개발이었지만, 성공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신약개발 회사로 탈바꿈했다. 이후 여러 가지 기술과 후보물질을 도입하고, 가치를 높여서 되파는 비즈니스로 성장했다”며 “신라젠의 앞선 실패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확보해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유망한 플랫폼을 가지고 있고, 우리는 좋은 기술, 좋은 인력, 자금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시너지를 통해 성장 잠재력이 높은 회사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