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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혼란 계속되는 부동산 시장, 언제까지 헛발질 할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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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위원I 2021.05.31 06:00:00
서울·수도권지역과 광역시, 세종시 및 시 지역을 대상으로 한 전·월세 신고제가 내일부터 시행된다. 정부·여당이 지난해 7월 말 속전속결로 도입한 ‘임대차 3법’ 중 8월부터 바로 시행에 들어간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에 이은 마지막 제도다. 전·월세 시장 안정을 명분으로 사유재산권 침해 등 여러 비판과 부작용을 무릅쓰고 동원한 세 가지 충격 처방이 10개월 만에 마무리되는 셈이다.

시장 현실은 그러나 정부·여당의 기대를 크게 빗나갔다. 시세대로 보증금을 못 받게 된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바꾸면서 전세 물량은 급감하고 가격도 천정부지로 뛰었다. 서울부동산광장에 따르면 작년 8월부터 지난달 26일(신고기준)까지 9개월간 서울의 아파트 전세 거래는 8만 2847건으로 법 시행 직전 9개월에 비해 22.68%(2만 4301건)나 줄었다. 가격은 2019년 7월 첫째 주 이후 100주간 연속 올라 상승률이 8.02%에 달했다.

임대차분쟁 사례도 급증했다.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1~7월 12건에 불과했던 계약갱신·종료 분쟁 접수 건수는 올해 지난달까지 4개월간 97건으로 크게 늘었다. 법 시행 전 월평균 4000~5000건에 머물렀던 상담건수는 지난해 8월부터 올 4월까지 월평균 7575건에 달했다. 임차인과 임대인이 서로를 적대시하고 법으로 시비를 가리자는 사례가 급증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신고제 변수가 추가됨에 따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소득 노출과 마찰을 우려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면 전·월세 시장이 또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무주택 서민의 피해와 고통이 끊이지 않는다면 반성과 함께 다른 처방을 내놓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다. 그런데도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최근 “효과를 보고 있다”며 억지 주장을 폈다. 또한 등록 임대사업자 제도를 사실상 폐지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매물 감소 등 지적이 잇따르자 “언론이 불안을 부추기는 선동성 기사를 쓴다”고 말하기도 했다. 집권여당 유력 정치인의 인식이 걱정스러울 정도다. 정부·여당이 민심을 정말 두려워한다면 현실을 똑바로 봐야 한다. 국민은 잘못된 정책과 제도의 실험 대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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