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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1000조원 넘은 은행권 가계빚, 선제 대비책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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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위원I 2021.03.12 06:00:00
가계빚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이 지난 2월말 기준1003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월 900조원을 넘은 데 이어 불과 11개월만에 1000조원 문턱을 넘어선 것이다. 월간 증가액도 6조7000억원으로 2월 기준으로 역대 두번째로 많다. 가계빚이 이처럼 빠르게 불어난 것은 ‘영끌’과 ‘빚투’ 탓이 크다. 즉 ‘영혼까지 끌어 모아’ 아파트를 사고 ‘빚 내서 주식에 투자’한 결과다. 가계빚은 비은행권 대출과 판매신용까지 합칠 경우 1726조원(2020년말 기준)으로 불어난다. 이는 1년 전보다 7.9%(126조원)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1.1%)을 한 것을 감안하면 과도한 수준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금융당국은 현재 가계대출 연체율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1월의 가계대출 연체율(0.21%)은 과거 3~4년 동안과 비교하면 거의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착시효과를 경계해야 한다. 연체율 통계에 잡히지 않는 잠재 부실이 문제다. 금융 당국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 등을 돕기 위해 대출 만기를 연장하고, 이자 상환도 유예해주고 있다. 원래 한시적 조치였지만 계속 연장되면서 잠재 부실액이 130조원까지 불어났다. 잠재된 부실이 오래 쌓이면 금융 안정을 저해할 우려가 크다.

가계빚 급증은 여러 경로로 경제에 부담을 준다. 우선은 경제 회복시기가 늦어진다. 빚이 늘면 이자부담도 늘어나 가계의 소비여력이 고갈되면서 민간소비를 억제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금리까지 오르면 소비 압박은 한층 심화될 게 분명하다. 더욱 위험한 측면은 가계빚이 경제 안정을 위협하는 요인이라는 점이다. 금리가 올라 파산하는 가계가 늘어나면 금융기관 부실로 이어지고 최악의 경우 금융시스템 마비를 불러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풍선을 계속 불면 언젠가는 터지게 돼 있다. 최근 시장 금리가 오르기 시작했다.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을 한없이 늦출 수는 없을 것이다. 금리 인상기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금융 당국은 이달 중 내놓을 가계부채 관리 대책을 촘촘하게 짜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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