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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韓·日 경제전쟁]탄소섬유·배터리…아직 규제 없는 분야서도 선제적 국산화 움직임

남궁민관 기자I 2019.08.05 04:30:20

코오롱인더·SKC·SK이노, 투명 PI필름 기대감
SK머티리얼즈, 에칭가스 국산화 공식 선언도
현대차-효성, 탄소섬유 연내 인증 협력 속도
분리막·동박은 국내 기업 점유율 확대 기회로

SK이노베이션 직원이 투명 PI필름 제품인 FCW를 살펴보고 있다.SK이노베이션 제공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일본의 수출규제를 두고 한국도 ‘강대강’ 대응에 나서면서 양국 간 갈등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본 의존도가 높았던 일부 소재·부품 관련한 국내 기업들의 국산화 추진에 절실함이 실리는 이유다. 특히 정부 역시 이들 기업의 기술개발 및 관련 제도 개선 등에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한 상황으로, 중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이번 위기 상황이 경쟁력 강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잇따라 대(對)한국 수출 규제 조치를 잇따라 취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주요 기업들이 일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주요 소재·부품 관련 국산화 작업도 속도를 올리고 있다. 이미 관련 소재·부품 개발에 성공한 기업들은 국내 고객사들과 상용화를 위해 적극 논의에 나섰고, 일본에 전적으로 의존했던 일부 소재·부품과 관련 아예 신규 투자에 나선 기업들도 있다.

◇반도체 소재 3개는 이미 국산화 본격화

먼저 일본 정부가 지난달 4일 대 한국 수출을 규제한 디스플레이·반도체 주요 3개 소재 중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와 에칭가스는 국산화 작업이 본격화된 양상이다.

현재 업계에서는 일본 정부가 규제키로 한 플루오린 폴리이미드가 투명 폴리이미드 필름을 지칭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해당 제품은 이미 코오롱인더(120110)스트리와 SKC(011790),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진출해 있다. 당초 삼성전자(005930)는 차세대 폴더블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투명 폴리이미드 필름을 일본 스미토모로부터 공급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SKC 등 국내 기업들의 제품을 공급받기 위한 논의를 본격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칭가스 관련해서는 SK머티리얼즈(036490)가 국산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SK머티리얼즈는 반도체 제조공정에 사용되는 특수가스인 NF3(삼불화질소) 국산화를 최초로 성공한 업체로, NF3 원료인 에칭가스 관련 기술과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 SK머티리얼즈는 지난달 말 에칭가스 생산을 공식 선언하고 연내 시제품 생산을 목표로 현재 준비 작업에 돌입한 상황이다.

일본의 추가 수출 규제 가능성이 높은 소재·부품들에 대한 선제적 국산화 움직임도 감지된다.

현대자동차(005380)효성첨단소재(298050)가 생산 중인 탄소섬유 상용화를 위해 연내 인증을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 효성 관계자는 “일단 도레이첨단소재가 국내 탄소섬유 공장을 갖추고 있어 실제 수급에 영향이 있을지는 두고 봐야한다”면서도 “다만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어 불확실성이 큰 만큼, 고객사들과 협력에 속도가 붙은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전기차 배터리 관련 인력 및 기술유출 갈등을 빚은 바 있는 LG화학(051910)SK이노베이션(096770) 간 협력 가능성도 주목할 대목이다. 최근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주요 소재인 분리막 관련 경쟁사에 공급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현재 LG화학과 삼성SDI(006400)는 분리막을 주로 일본에서 수입해 사용하고 있으며, 상황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로부터 대체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국내 배터리 3사는 배터리용 파우치필름 관련 율촌화학, BTL첨단소재와 협력을 논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소재·부품 업체들에는 새로운 기회

이외 배터리 주요 소재 중 하나인 동박은 국내 KCFT와 일진머티리얼즈가 기술 우위를 점하고 있는 제품이지만, 일본산의 비중도 35%에 이르는 상황. 이번 일본의 수출 규제로 국내 주요 배터리 업체들이 KCFT와 일진머티리얼즈 등 국산화 비중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일본의 수출 규제 이슈 등으로 최종 고객·수요처들이 공급망 안정성 강화 등 인식 변화가 발생해 국내 화학업체들의 소재 사용 비중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번 소재 대체가 발생하면 기존 일본 업체들이 누렸던 기득권이 오히려 그들에게 진입장벽으로 변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일본 수출 규제 확대시 LG화학, SKC, 효성첨단소재,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국내 하이브리드 화학업체들의 수혜가 발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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