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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에도 각자의 리듬이 있어'…특별했던 금요일 종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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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정 기자I 2019.07.03 05:04:00

쪽지종례
이경준│240쪽│푸른향기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나만 즐거운 일은 순간적일 때가 많아. 그렇지만 힘겨움을 견디고 경험하는 즐거움은 주변까지 번져나가게 돼. 나는 너희들 한 사람이 세상에 즐거움을 퍼뜨리는 하나의 씨앗이 되었으면 좋겠어”(‘즐거움을 퍼뜨리는 씨앗’)

학창시절 ‘종례시간’은 곧 수업의 끝을 의미했고, 그래서 기다려지는 시간이었다. 종례시간에 담임 선생님은 공지사항을 알려주곤 했는데 시간이 지나고보니 기억에 남는 종례시간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여기 매주 금요일 종례시간을 A4 한 장짜리 편지로 채운 선생님이 있다. 현재 남양주 진접고등학교의 국어교사이자 등단 시인이기도 한 저자다. 그는 중3, 고1 담임을 맡으며 수업이 비는 시간에 학생들에게 편지를 썼다. 때로는 책 속에서 이야기를 끄집어내기도 하고, 때로는 친구처럼 나긋나긋하게 속삭이기도 하고, 선생님으로서 솔직한 고백을 털어놓기도 했다.

책은 3월 개학 당일부터 학년 말까지 매주 금요일에 선생님이 작성한 글을 엮은 것이다. 학업과 진로, 인성, 독서, 시험, 교우관계 등 담임교사의 입장에서 학생들의 생활 모습을 지켜본 후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았다. 특별한 일을 겪은 학생에게 보낸 개인적인 편지와 학부모님께 보내는 가정통신문도 실었다.

△“우리, 정답 자판기가 되지는 말자”

학기 초반 아직은 서먹한 관계에 있는 학생들을 위해서는 ‘우정에도 각자의 리듬이 있다’며 자기만 리듬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거나 서두르지 말라고 이른다. 저자는 “어린 왕자와 사막여우가 서로에게 천천히 길들여지면서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가 되었듯이, 너와 네 곁에 있는 친구가 소중함 사람으로 여겨졌으면 좋겠다”는 조언을 건넨다.

무조건 암기만 하는 공부 방식도 접어두란다. 단순 암기보다 교과서에 실린 개념이 어떤 맥락에서 발견되었고, 현재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를 연습해야 한다고 했다. 소설을 읽을 때 작품 내용을 이해하고 감상하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라, 각자의 삶과 우리 사회의 모습을 연결짓는 연습을 하라는 것이다. 저자는 “결과를 만들어낸 과정과 맥락을 고려하지 않는 순간, 우리는 정답 자판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시험점수에도 연연하지 말라고 했다. 저자는 “9등급의 성적을 받았다고 네가 불량품 인간이 아니듯이, 1등급을 받았다고 네가 완전한 인간임을 증명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너는 성적, 숫자, 등급에 관계없이 중요한 사람”이라고 다독인다.

△애정 담긴 인생조언…균형감 있는 사람되길

저자는 학생들에게 균형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일과 삶의 균형’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워라밸’처럼 공부와 삶의 균형을 지켜야 지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무엇이든 숨쉬는 일처럼 해보렴. 공기를 채웠다가 빼기. 그래야 지치지 않아. 우리는 계속 흔들리게 마련이거든. 끊임없이 떨면서 자신의 방향을 찾는 나침반처럼 말이지. 확신보다 균형감 있는 사람이 된다면 좋겠다.”(‘떨리는 게 정상이야’)

저자는 학생들을 일컬어 ‘앞으로 80년의 시간을 갖고 있는 무궁한 가능성’이라 칭한다. 지금, 여기도 중요하지만 가끔 멀찍이 물러서서 전체 경로와 나의 위치를 확인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애정이 담긴 조언을 한장 한장 읽다보면 어느새 험난한 인생을 헤쳐나갈 따뜻한 징검 다리가 마음에 새겨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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