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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아름다운 서한(beautiful letter)을 보내왔다”면서 미중 무역협상이 타결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다만 “대중(對中) 관세가 미중 무역협상을 대신할 ‘훌륭한(excellent)’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미중 무역협상이 개최되기 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 주석과 전화통화를 가질 것인지 묻는 질문에 “그(시진핑)는 나에게 아름다운 서한을 써서 보냈다. 방금 전에 받았다. 아마 나는 그와 전화통화를 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후 5시에 협상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힌 뒤 협상 타결 가능성에 대해 “그럴 수도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어 “그들(중국 대표단)은 여기에 와있고, 중국 고위 관리들 중 가장 존경받는 부총리(류허)가 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이 친서에서 “함께 협력하자, 그들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자고 했다”고 소개한 뒤 “하지만 우리의 관세 (인상 결정)은 (무역협상을 대신할) 훌륭한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합의에 매우 가까이 왔었다. 그런데 그들(중국)은 (이미) 합의한 사안에 대해 재협상을 시도했다.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는) 내가 수년간 얘기해온 훌륭한 대안이다. 우리는 1년에 수백억달러를 (관세로) 받을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중국으로부터 10센트조차 얻어내지 못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그것(추가 관세)은 매우 강력하다. 솔직히 매우 힘든 하루가 되겠지만 두고 보자”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중국이 재협상을 하려 한다”면서 10일 자정을 기점으로 20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수입품 관세율을 종전 10%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선포했다. 이후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관세 인상을 관보에 고시했고, 중국은 보복관세를 예고하며 맞섰다.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관세 부과 결정을 뒤집을 수 있음을 시사하면서도, (관세 인상) 데드라인이 자정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관세폭탄을 맞지 않으려면 자정 전에 결과를 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