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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완전변경 모델로 돌아온 8세대 신형 쏘나타를 마주했다. “누구세요”라고 묻고 싶어졌다. 현대차는 “이름만 빼고 다 바꿨다”고 호언장담했다. 실제 현대차 엠블럼과 ‘SONATA’ 레터링이 없었다면 몰라볼 뻔했다. 중형세단의 대명사였던 쏘나타의 옛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낯설 정도로 세련미가 넘친다.
스스로 국민 세단의 이름표를 내려놓고 도로를 누비는 한 대의 쿠페 세단으로 변신한 신형 쏘나타의 진가를 살펴보기 위해 일산에서 남양주를 왕복하는 160㎞ 구간에서 성능 점검에 나섰다.
외관은 고급 스포츠카 못지않다. 지난해 3월 제네바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했던 콘셉트카 ‘르필루즈’에서 온 곡선미가 눈길을 잡는다. 현대차의 차세대 디자인 철학(센슈어스 스포트니스)을 적용했다.
좀 더 커진 느낌이다. 전장은 4900㎜, 전고는 1445㎜다. 7세대보다 전장은 45㎜ 늘리고 전고는 30㎜ 낮춰 길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완성했다. 휠베이스도 35㎜ 늘린 2845㎜로 설계해 실내공간도 넉넉해졌다.
전면부 인상은 둥글둥글해 볼륨감과 입체감이 넘친다. 주간 주행등은 비점등시에는 크롬 재질로 보이지만, 불을 켜면 램프로 바뀐다. 모양은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지만, 아이라인을 덧칠한 느낌으로 날렵한 인상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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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기능도 탑재돼 있다. 내장 블랙박스 역할을 하는 빌트인 캠이었는데 주행영상기록장치로 활용할 수 있다. 또 현대차가 광고에서 활용하듯 영상 녹화용, 이벤트용 등 자동차를 이동 수단을 넘어 스마트 기기로 활용할 수 있다.
또 신기한 기능은 ‘현대 디지털 키’다. 거리무선통신 기술을 통해 스마트키가 없어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설치를 통해 차량 출입과 시동을 걸 수 있었다. 가족 간 차량 공유가 필요하거나 키가 없는 상황에서 아주 유용할 것 같았다. 특히 원격으로 차를 움직이는 기능도 있었는데 차 문을 잠근 상태에서 자동차 키에 홀드(HOLD) 버튼을 길게 누르면 시동이 켜지고, 전진 버튼을 누르면 앞으로, 후진 버튼을 누르면 뒤로 움직인다. 좁은 주차공간에서 아주 유용하게 쓰일법했다.
다양하게 갖춘 주행보조기술은 만족스러웠다. 방향지시등을 켜면 후측면 차량 상황을 계기판에 보여주는 기능은 안전운전에 도움이 됐다.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와 차로 유지 보조(LFA) 기능이 탑재됐는데 장거리 운전도 부담 없게 만들었다. 실제 직선 고속도로 구간에서는 거의 3분 가까이 핸들에 손을 대지 않고도 운전할 수 있었다. 3분이 지나면 경고음을 울리고 그 이후에도 운전자가 반응하지 않으면 이 기능은 자동으로 해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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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개발한 3세대 플랫폼 덕분일까 연비도 잘나왔다. 신형 쏘나타는 동급차 평균 대비 55㎏ 이상 경량화했다. 복합연비는 13.3㎞/ℓ(2.0 가솔린 기준)였는데 시승 구간 실제 연비는 크루즈컨트롤 등을 활용해 정속주행을 하니 17.0km/ℓ를 기록했다.
신형 쏘나타 가격은 2346만~3289만원이다. 7세대 뉴라이즈 모델과 기아차 K5, 한국GM 말리부, 르노삼성차 SM6와 비교하면 50만~100만원가량 비싸다. 첨단 및 안전 편의사양을 대거 탑재한 점을 고려한다면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쏘나타의 어깨가 무겁다. 현대차 세단의 상징적인 모델로 SUV에 밀린 세단의 부흥을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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