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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주 3대장’으로 꼽히는 SM엔터테인먼트(SM엔터(041510))와 YG엔터테인먼트(YG엔터(122870)), JYP엔터테인먼트(JYP Ent.(035900)) 등은 후속 아이돌그룹 론칭을 본격화하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한번 흐름을 타면 주가 상승폭이 가파른 업계 특성상 연초에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한류 열풍을 이끈 방탄소년단(BTS)이나 트와이스, 블랙핑크를 잇는 아이돌의 등장 여부가 올 한해 엔터주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엔터주’ 연초부터 주가 ‘뚝뚝’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지난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던 엔터주의 기세가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며 장밋빛 전망을 앞다퉈 내놨다. 국내 ‘아이돌 팬덤’이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로 퍼지면서 청신호가 켜졌다는 판단에서다. 막상 뚜껑을 열자 예상을 빗나가면서 분위기가 일순간에 얼어붙었다.
23일 코스닥시장에서 JYP엔터는 전 거래일보다 1700원(-5.80%) 내린 2만7600원에 장을 마쳤다. 전날 1.75% 오르며 분위기 반전에 나서는 듯했지만 하루 만에 미끄러지며 이틀 전 충격(9.0% 하락)을 이어갔다. 같은 기간 SM엔터와 YG엔터도 각각 5.73%, 3.21% 내리며 하락장을 이어갔다.
시장에서는 엔터주의 지난해 4분기(10~12월)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기관투자자들의 매도 심리를 부추긴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JYP엔터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을 시장 기대치(103억원)를 크게 밑도는 75억원으로 전망했다. YG엔터도 4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52억원)의 55% 수준인 29억원으로 예상했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JYP엔터 앨범 판매량이 예상보다 약 20% 정도 밑돌며 실적 레버리지가 약해졌고 갓세븐(GOT7)과 2PM 등 남자 아이돌그룹의 일본 공연 매출이 이달로 이월된 영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기관투자가들은 이날 188억원을 포함해 최근 5거래일간 JYP엔터 주식을 539억1900만원어치 순매도했다. 지난 1년간 순매수액(약 860억원)의 약 63%를 닷새 만에 쏟아낸 것이다. 기관은 같은 기간 SM엔터(353억6800만원), YG엔터(324억1900만원) 주식도 시장에 내다 팔았다.
◇ 데뷔 아이돌에 ‘승부수’
업계에서는 데뷔 초읽기에 들어간 신인 아이돌 그룹이 얼어붙은 시장 분위기에 온기를 불어넣을 터닝포인트로 보고 있다.
YG엔터는 최근 방영 중인 서바이벌 프로그램 ‘YG보석함’을 통해 기대 이상의 팬층을 형성하며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다. 전 세계 팬층이 시청할 수 있는 네이버(V라이브)와 유튜브를 이용한 자체 오디션 형식으로 각인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보석함의 V라이브와 유튜브의 채널 구독자 수는 각각 40만, 44만에 달하며 유튜브 조회수도 6000만뷰를 넘어서고 있어 화제성을 입증했다.
JYP엔터는 트와이스의 자매 그룹을 표방한 있지(ITZY)가 베일을 벗으며 분위기를 달구고 있다. 지난 20일 유튜브를 통해 5명의 멤버가 대중에 첫선을 보였는데 공개 12시간 만에 140만 조회 수를 기록하면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SM엔터는 이달 중국에서 활동할 아이돌 그룹인 웨이션V(WayV)를 발표했다. 웨이션V는 중국 현지 공략을 목표로 총 7명으로 이뤄진 중국 기반 아이돌인 점이 특징이다. 지난 17일 첫 음반 이후 유튜브 구독자 수가 50만명을 육박하며 벌써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들이 발표한 첫 디지털 영상 조회 수가 420만을 넘어선 것도 기대를 키우고 있다.
이기훈 연구원은 “대형 신인 그룹들의 데뷔가 1분기 내 모두 가시화하는 가운데 이들의 경쟁은 글로벌 팬덤 확대에 긍정적인 요소”라며 “올 한해 방탄소년단이나 트와이스, 블랙핑크를 잇는 아이돌 그룹의 등장 여부에 따라 글로벌 팬덤 굳히기는 물론 엔터주의 흐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