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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이날 현역병 입영을 거부한 혐의(병역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진 ‘여호와의 증인’ 신도 오모(34)씨의 상고심 판결을 선고한다.
오씨는 2013년 7월 육군 현역병으로 입영하라는 통지서를 받고도 입영일인 2013년 9월 24일부터 3일이 지나도록 입영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돼 제1심과 원심에서 모두 징역 1년 6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병역법 88조 1항은 현역입영이나 소집 통지서를 받은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일이나 소집일부터 일정 기간(현역입영 3일)이 지나 입영하지 않거나 소집에 응하지 않으면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쟁점은 병역법에서 규정한 병역을 거부할 정당한 사유에 양심이나 종교에 따른 병역거부가 포함되는지 여부다. 그간 대법원은 2004년 7월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양심적 병역거부는 ‘정상적인 병역거부 사유가 아니다’라고 판결한 후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일관되게 징역 3년 이하의 징역형을 선고해왔다.
하지만 최근 하급심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유무죄 판결이 갈리면서 대법원은 지난 6월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다시 회부했다.
여기에 지난 6월 헌법재판소 역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처벌 조항이 합헌이라면서도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않은 병역법이 헌법에 합치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이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대체복무를 만들어 형사처벌을 피할 수 있게 하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특히 김선수, 노정희 대법관 등 진보성향 대법관이 대법원에 새로 합류해 사회적 소수자와 맥락을 같이 하는 양심적 병역거부 사건에 전향적인 판결을 내릴지 주목된다.
만약 대법원이 기존 판례를 뒤집으면 각급 법원에 계류된 양심적 병역거부 사건은 모두 무죄가 선고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6월 기준 양심적 병역거부 관련 상고심은 200건을 넘어섰다.
다만 대법원이 판례를 변경해도 이미 유죄로 형이 확정되거나 수형자들은 소급적용 문제 탓에 재심이나 보상청구를 받기는 어렵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대신 정부의 사면 복권 가능성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