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투석은 미리 팔 혈관을 이어서 만든 동정맥루에 두 개의 바늘을 삽입한 뒤 투석기(인공신장기)와 투석막(필터)을 이용해 1회 4시간씩 일주일에 3회에 걸쳐 시행한다. 투석막을 경계로 한쪽에는 노폐물이 축적된 환자의 혈액을, 다른 한편에는 정상인의 세포외액과 조성이 비슷한 투석액을 서로 반대 방향으로 흐르게 하여 혈액 속의 세포(혈구), 단백질과 같은 중요한 물질은 피 속에 남기고, 축적된 요소와 다른 노폐물, 과다한 수분은 투석막을 통과하여 제거한다.
혈액투석은 보통 신장의 기능을 의미하는 사구체 여과율이 10~15% 미만으로 정도 남아 있을 때 시작한다. 신장병이 진행하는 속도(정기적인 피 검사와 소변 검사로 알 수 있다)와 환자의 건강 상태와 증상, 삶의 질 등을 따져 시작 시기와 투석 방법을 결정한다. 적절한 투석 시기를 놓치면 몸 속에 지나치게 쌓인 노폐물로 인한 요독증에서 회복되기 어렵고, 다른 장기에 심각한 손상을 줄 수 있다.
혈액투석에 앞서 혈관수술을 진행한다. 혈액투석은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혈액이 빠져나갔다가 다시 들어와야 하므로 바늘 직경이 일반 주사바늘보다 커서 보통의 팔에 있는 혈관으로는 혈액투석을 할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혈액투석을 위한 혈관수술을 먼저 실시한다. 이를 ‘동정맥루 수술’이라고 하며, 자가혈관 또는 인공혈관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동정맥루수술은 최소 4주에서 수개월의 여유를 두고 준비한다. 응급상황으로 혈액투석을 실시할 때는 목이나 사타구니에 있는 굵은 정맥혈관에 임시 도관을 넣어 바로 혈액투석을 하기도 한다.
윤혜은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장기간에 걸쳐 손상된 신장(콩팥)을 원상태로 회복시키기 힘들지만 적절한 치료를 통해 신 질환의 진행속도를 늦출 수 있고 여러 가지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며 “신장기능이 망가진 상태에서 뒤늦게 투석을 하면 입원, 회복 기간이 훨씬 길어지기 때문에 투석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으면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초기에는 혈관에 꽂힌 바늘로 인해 불편함을 느낄 수 있으나 서서히 적응된다. 투석 중 경련, 두통, 메스꺼움, 어지러움 등이 나타날 수도 있는데, 이때는 수분 제거 속도를 늦추거나 투석액의 나트륨 농도를 높이는 등의 조치를 취한다. 또한 저혈압이 발생할 수도 있는데, 수분을 지나치게 많이 제거할 때 잘 생긴다. 따라서 투석과 투석 사이 기간에 너무 짜게 먹거나 체중이 늘지 않도록 조심한다. 투석 후에 설정한 건체중(몸이 붓지 않고 혈압이 정상으로 유지되면서 투석 후 힘들지 않는 몸무게)이 적절한지도 살펴봐야 한다.
윤혜은 교수는 “만성 콩팥병은 상당히 긴 치료과정이 필요하다. 신장질환의 진행속도를 늦추는 치료를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투석에 대한 준비를 미리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당뇨병과 고혈압은 신장 기능을 떨어트리는 가장 흔한 질환이므로 이에 대한 관리와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이어 “많은 환자들이 투석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지만, 미리 투석을 준비해서 시행하면 준비 없이 투석을 하는 것보다 더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 오히려 투석을 받기 전에 심혈관질환이 발생하여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심혈관질환에 대한 관리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