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연 한국운용 채권운용본부장 "금리오를 땐 MMF·크레딧펀드"

안혜신 기자I 2018.02.25 09:00:00

"금리 오른다고 채권형 펀드 나쁜 것 아냐"
MMF보다 높은 수익 원하면 ''e단기채 펀드'' 추천

이미연 한국투자신탁운용 채권운용본부장( 사진제공 한국투자신탁운용)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금리가 오른다는 재료만으로 채권형 펀드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옳지 않다. 채권펀드 내에서도 투자자금의 평균 회수기간(듀레이션)이 짧은 상품이나 회사채에 투자하는 크레딧펀드 등 금리 인상기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을 활용해야 한다.”

채권운용 전문가인 이미연 한국투자신탁운용 채권운용본부장은 지난 23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투자기간이 짧은 채권펀드 중심으로 자금이 몰릴 수 있다고 봤다.

통상적으로 시장금리가 오르면 채권펀드의 투자수익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에 채권형 펀드에서는 썰물처럼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지난해 채권형 펀드에서만 1조9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빠져나갔고 올해 들어서도 두 달 동안 1022억원이 추가로 이탈했다.

하지만 채권형 펀드에 대한 투자를 망설일 이유가 없다는 것이 이 본부장의 주장이다. 이 본부장은 “올해 금리는 어느 정도 상승한 후 안정될 것으로 보여 하반기부터는 채권펀드 투자가 나쁘지 않을 것”이라면서 “주식 등 위험자산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채권을 중심으로 한 안전자산으로 옮겨올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올해 가장 관심이 높은 부분인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3~4번 인상이라는 시장 관점과 일치하는 의견을 내놨다. 국내 정책금리는 두 번 정도 인상될 것으로 봤다. 이 본부장은 “미국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금리를 올린다면 우리나라도 세 번까지 금리 인상이 가능할 전망”이라면서 “미국과 한국 사이의 금리 차에 대한 부담감이 생길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한국은행이 어떻게 대처할지가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금리 상승기 투자 상품으로는 크레딧 채권펀드와 머니마켓펀드(MMF), e단기채 펀드 등을 추천했다. 이 본부장은 “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경기가 좋아진다는 말이고 따라서 기업이나 경제 펀더멘털적인 부분에서는 긍정적”이라면서 “국채 금리가 온건하게 상승할 때는 기업의 크레딧 스프레드가 줄어들면서 크레딧 채권의 상대적인 퍼포먼스 역시 좋아진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 e단기채증권펀드(채권)’ 역시 추천 상품 중 하나다. 이 펀드는 디지털화한 방식으로 발행되는 1년 미만의 단기채권을 중심으로 투자하는 펀드다. MMF보다는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는 펀드로, MMF 수익에 만족하지 못하는 고객층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가장 보수적인 투자를 원하는 고객에게는 MMF를 추천했다. 이 본부장은 MMF에 대해 “가장 안전한 자산”이라고 자신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채권형 펀드가 갖는 장점으로는 ‘전문성’을 꼽았다. 이 본부장은 “e단기채 펀드의 경우 단기 펀드를 주로 운용하는 MMF 운용팀에서 운용하고 있다”며 “일반적으로 장기채 운용역이 단기채 펀드까지 운용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우리는 단기시장에 좀 더 밀접한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이 운용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e단기채의 경우 무분별하게 수익을 내기 위해 크레딧을 훼손하지 않는다”며 “법인 고객을 배제해 규모는 크지 않지만 10년간 운용한 노하우가 녹아있는 펀드”라고 덧붙였다.

이 본부장은 지난 1일 자로 채권운용본부장에 임명됐다. 올해 초까지 운용본부 운용2 팀장을 역임하다 채권운용본부장이었던 임광택 전 상무가 회사를 떠나면서 본부장을 맡게 됐다. 부장급을 본부장으로 임명한 것은 회사가 그만큼 그에게 신뢰를 보내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 가능하다. 이 본부장은 “발전하고 성장하고 있는 본부인만큼 외부사람보다는 업무의 연속성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한 것 같다”며 “운용은 기존부터 계속하던 것이라 업무에서 부담은 없다”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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