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1년 전인 지난해 1월 11일 달러당 1199.0원으로 연중 최고점을 찍은 원·달러 환율은 지난 2일 1063.5원으로 최저점을 기록하며 한 해 동안 100원 넘게 떨어졌다. 지난 12일 원·달러 환율은 1064.8원까지 회복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외화예금 잔액은1년 사이에 117억8500만달러(28.1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월말 418억7300만달러에 달했던 외화예금 잔액은 11월말 526억9600만달러로 500억달러를 돌파했다. 그 다음 달인 12월말에도 536억5800만달러(한화 약 57조1350억원)로 500억달러선을 대폭 웃돌고 있다. 외화예금 금리도 0.40% 안팎으로 크게 뛰었다.
지난해 상반기말 428억3700만달러, 3분기말 424억5100만달러를 각각 기록하며 완만한 등락을 거듭하던 외화예금 잔액은 지난해 4분기에만 112억700만달러 급증했다. 이에 지난해 연간 증가액(117억8500만달러)의 약 95%에 해당하는 실적을 단 3개월 만에 달성한 것이다. 그만큼 근래 외화예금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는 방증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달러예금 거주자 정기예금 1년제 금리가 지난해 8월 1.27%까지 하락했으나 같은 기간 1.66%로 4개월 만에 0.39%포인트 급등했다. 같은 기간 외화예금 잔액도 73억6518만달러에서 91억8455만달러로 24.7%(18억1947만달러) 증가했다. 연초와 비교하면 21억7900만달러 급증했다.
이 기간 KB국민은행도 68억4000만달러에서 82억4500만달러로 20.54%(14억500만달러) 늘었다. 연초대비로는 21억8900만달러 증가했다. 금리 역시 1.37%에서 1.74%로 0.37%포인트 올랐다. 우리은행도 1년 사이 37억1900만달러(41.82%)나 급증했다. KEB하나은행은 24억4000만달러(14.13%) 늘었다. NH농협은행도 9억4800만달러(46.54%) 늘어났다.
김지양 한국씨티은행 WM서울센터 포트폴리오 카운슬러는 “글로벌 달러 약세가 진행되고 원화는 추가적인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원 환율이 많이 하락한 상황”이라며 “이에 자산가들이 환율 또는 외화 자산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