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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대통령, 판사보다 높은 사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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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광범 기자I 2017.07.04 06:00:00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판사님보다 대통령님이 더 높은 거 아닌가요?”

지난달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관련 재판 시작 전 ‘기립하지 말라’는 법정 경위의 경고에 한 중년 여성은 이렇게 되받았다. 박 전 대통령 지지자인 이 여성에게는 ‘피고인 박근혜’가 아니라 여전히 ‘대통령님’인 셈이다.

‘국정농단’ 재판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조금씩 시들해지면서 법정을 가득 메운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몰지각한 행태가 도를 넘고 있다.

지난 5월 말 재판 초기엔 법정에 들어올 때 응원을 하는 수준이었지만 갈수록 이들의 돌출 행동은 점입가경 수준이다. 지난달 20일 공판에서 한 중년 남성은 박 전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님께 경례”를 외쳤다. ‘소란 행위시 감치를 당할 수 있다’는 재판부의 경고성 발언은 안중에도 없었다. “대통령님한테 인사를 드리고 싶었다”는 이 남성은 결국 퇴정을 당하면서도 “애국 국민 만세입니다”고 소리쳤다.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막무가내 행태는 ‘소란 행위’에 그치지 않는다. 이들은 법정에서 재판 관계인들을 향해 공격적 언사를 서슴없이 내뱉고 심지어 증인들을 위협하기도 한다.

핵심 증인인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과 장시호씨는 지난달 각각 박 전 대통령·우병우 전 민정수석 재판에 증인으로 나왔다가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로부터 지속적인 욕설과 위협에 시달렸다.

최근 재판부 등 법원 측에 대한 위협으로도 이어졌다. 지난 28일 열린 이영선 전 청와대 경호관 선고 공판에서 이들이 보여준 행태는 법정 안전의 우려마저 들게 했다. 재판부를 향한 욕설은 물론, 법정 앞 복도에서 고성을 동원한 욕설은 ‘난동’이라는 표현 외에는 적절한 어휘가 떠오르지 않는다.

이들의 법정 유린이 계속될 경우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는 길을 더욱 험난해질 수밖에 없다. 여론은 더욱 싸늘해져 박 전 대통령에게도 도움이 될 리 만무하다. 사법부의 권위를 존중하고 최종 판단을 지켜보는 게 진정 박 전 대통령을 위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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