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신약 연구개발(R&D)에 집중하면서 바이오제약주 중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모습을 보였던 LG생명과학이 개발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금융투자업계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자체 개발 의약품 매출이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정상 성장궤도에 진입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3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LG생명과학(068870) 주가는 올 들어 지난 30일까지 51% 가까이 뛰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5.7% 오른 것과 비교하면 두드러진 강세다. 이달 들어선 2013년 8월 이후 1년7개월 만에 5만5000원선을 돌파하는 등 22% 넘게 올랐다.
LG생명과학은 연간 R&D 비용이 매출액의 17~18% 수준인 750억원에 이를 정도로 신약 개발에 중점을 두는 바이오제약사다. 글로벌 유수 바이오제약사들조차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 게 신약 개발인 만큼 LG생명과학 역시 그간 R&D 투입 비용 대비 실제 성과는 미미했다. 이는 자연스럽게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쳤고, 투자자들은 당장 실적이 좋은 제약사들로 눈을 돌렸다.
올 들어 이처럼 가파른 상승세를 타게 된 데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불을 지폈다. LG생명과학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52.6% 증가한 153억원, 매출액은 7.9% 늘어난 1310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당뇨 치료제 제미글로의 국내 매출 증가와 산유촉진제 부스틴의 해외 장기 공급 추가 계약금 유입 등이 실적 개선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투자업계는 4분기를 계기로 그간 개발에 심혈을 기울여온 신약들이 실적에 기여하기 시작했다는 점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 업계는 LG생명과학이 지난 2012년 19번째 국산 신약으로 허가를 받은 뒤 이듬해 초 출시한 제미글로와 동종복합제 제미메트가 올해 국내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매출이 일어나는 것은 물론 순차적으로는 해외 수출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말 임상 3상을 예상보다 일찍 완료하고 세계보건기구(WHO)의 산하기관 국제 입찰 참가자격(PQ) 인증을 준비 중인 5가 혼합백신이 연내 인증을 마치고 2017년부터 공급을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과 최근 환율 흐름 역시 LG생명과학의 실적 성장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이상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G생명과학은 2012년 이후 기술수출료를 제외하고 영업적자를 기록해왔으나 올해부터는 실적 턴어라운드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제미글로의 내수 고성장과 의약품 수출 확대로 올해와 내년에는 기술수출료를 제외하고도 매출은 전년대비 9%씩 늘어나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