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이염은 생후 6개월에서 3세 사이에 가장 많이 발병한다. 3세까지 약 70%의 소아가 적어도 1회 이상 급성 중이염을 앓는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중이염은 왜 소아에게서 빈번하게 발생할까?
신승호 이대목동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교수는 “소아는 코의 뒤쪽 부분인 비인강과 중이를 연결하는 관인 유스타키오관(이관)이 성인에 비해 짧고 수평으로 위치해 있어 코의 균이 쉽게 중이로 파급돼 중이염이 발생하기 쉬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또한 중이염은 바이러스에 의한 비강에서 후두까지의 상기도 감염 중에 자주 발생하는데, 어린이집, 유치원 등의 보육 시설에 다니는 경우 감기에 자주 걸리게 되고 이로 인해 중이염이 자주 발생하거나 낫지 않고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가정에 흡연하는 가족이 있는 경우, 임신 중에 담배를 피우거나 음주를 한 경우 아이의 중이염 발병률이 높게 나타난다.
◇청력 이상시 중이염 의심해봐야
중이염은 급성 중이염과 삼출성 중이염으로 나눌 수 있으며, 3개월 이상 증상이 지속되면 만성 중이염으로 분류한다. 급성 중이염은 중이에 염증과 함께 고름이 차게 된다. 고막이 빨갛게 변하고 팽창해 심하게 통증이 발생하며, 때에 따라 고막에 구멍이 뚫리거나 화농성 분비물이 나오기도 한다.
아이가 중이염 진단을 받으면 일반적으로 항생제를 처방 받는다. 중이염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 세균인 폐렴구균(S. pneumoniae)은 자연적으로 호전되는 경우가 10 ~ 20%에 불과하지만 인플루엔자균(H.influenzae) 및 모락셀라 카타랄리스균 (Moraxella catarrhalis)은 항생제를 투여하지 않아도 각각 50%, 75% 정도 자연 치유를 기대할 수 있다.
아이가 귀의 통증이나 발열과 같은 증상 없이 TV를 크게 듣는다거나, 말을 자꾸 되묻는다든지, 말이 늦으면 삼출성 중이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 삼출성 중이염은 6 ~ 24개월 사이의 소아에게서 가장 많이 발생하며 나이가 들수록 유병률이 감소한다.
중이 내의 삼출물로 인해 청력 저하가 나타나기 때문에 난청이 발생할 수 있으니 청력 검사를 받아 봐야 한다. 심한 청력 저하가 나타나거나 자주 중이염이 재발을 한다면 고막 안에 고인 삼출물을 제거하고 중이 내부를 환기시켜 주기 위한 환기관 삽입을 해 주는 것이 불필요한 항생제 투여를 막을 수 있으며 청력을 개선해 언어 발달을 도울 수 있다.
◇아이를 눕힌 채 우유 먹이면 중이염 발병 가능성↑
중이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6개월까지는 모유 수유를 하는 것이 좋으나, 젖병을 사용한다면 아이를 눕힌 채 우유를 먹이지 말아야 한다. 누운 자세로 우유를 먹으면 우유가 목을 통해 중이에 고이게 되어 염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위산이 역류하면서 귀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위·식도 역류 증상이 나타나면 꼭 치료를 해주어야 한다.
중이염은 급성 상기도 감염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감기를 예방해 주면 중이염 발병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보육시설 및 집안 환경을 깨끗이 하고 자주 손을 잘 씻어주고 양치를 자주하는 등 기본적인 위생을 철저히 지켜주어야 한다. 그러나 감기약, 알레르기약인 항히스타민제나 비충혈제거제 등은 중이염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히 아이들은 중이염이 생겨도 이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부모가 중이염을 발견할 때 즈음이면 상당히 시간이 경과한 경우가 많다. 삼출성 중이염이 자주 발병할 때는 항생제 치료만 하는 것보다는 수술적 치료가 아이에게 도움이 더 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신승호 교수는 “중이염은 치료 시기를 놓치면 언어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며 “중이염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세균 중 하나인 폐렴구균에 대한 예방 접종이 중이염 예방과 합병증 억제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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