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이데일리 김혜미 특파원] 이슬람 수니파 과격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일본인 인질 고토 겐지(47) 씨를 참수했다고 주장하는 동영상을 31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앞서 일본인 인질 유카와 하루나 씨를 참수했다고 밝힌 지 약 일주일 만이다.
AP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번 동영상에서는 이전의 IS 동영상에서 목격된 것과 같은 로고가 나타나며, 영국식 억양을 사용하는 한 군인이 고토를 살해하는 장면이 담겨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는 현재 동영상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정부 대변인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은 이번 동영상에 격렬한 분노를 느끼고 있으며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해 각료회의를 소집했다”고 발표했다.
버나데트 미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도 해당 동영상 공개 직후 “일본인 인질 고토 겐지씨가 ISIL(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 IS)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보이는 동영상을 확인했다. 현재 사실 여부를 판단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 정부는 ISIL의 행동을 강하게 비난하며 모든 인질을 즉각 석방할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동맹국 일본과 연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IS는 지난 20일 고토 씨를 포함한 일본인 인질 2명의 모습을 촬영한 동영상을 공개하고 72시간 내에 2억달러를 지급하지 않을 경우 이들을 살해하겠다고 협박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가 이에 응하지 않자 지난달 24일 유카와 씨 살해 사실을 알리는 동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이후 일본 정부는 고토 씨와 요르단 조종사 마즈 알카사스베 중위의 석방을 확보하기 위해 요르단 정부와 공조해왔다. 그러나 일본시각 기준 31일 오전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에 살해된 것으로 추정되는 고토 씨는 프리랜서 언론인이자 영화 제작자로서 지난 10월 유카와 씨의 석방을 돕고자 시리아에 입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