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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더블에이, 태국기업인지 몰랐죠?"

이지현 기자I 2014.10.13 07:03:00

띠라윗 리타본 더블에이 제지사업부 총괄 부회장
태국색 지우고 브랜드 로컬화로 성공
종이 만들려고 벤 나무의 3배 심어 미래 준비

티라윗 리따본 더블에이 부회장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가장 성공적인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로컬화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사진=한대욱 기자)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더블에이가 태국 기업이라는 것을 모르는 분이 많은 건 사실 우리의 전략 때문입니다.”

지난 6일 서울을 찾은 더블에이의 띠라윗 리타본(Thirawit Leetavorn·57) 제지사업부 총괄 부회장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로컬 브랜드화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더블에이는 글로벌 복사용 제지기업이다. 1991년 태국에서 설립돼 국내에는 2002년에 들어왔다. 현재 138개국에 진출해 연간 6270억원(2012년 기준)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그는 “가장 성공적인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로컬화가 필요했다”며 “한국 소비자를 이해하기 위해 진행한 다각적인 시장 조사가 큰 보탬이 됐다”고 말했다.

더블에이의 국내 복사용지시장 점유율은 30%에 달한다. 그는 “복사할 때 종이 걸림 현상은 때때로 복사기 문제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이 종이의 품질 문제”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 왔고, 소비자들에게 호평을 받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걸리지 않는 복사용지라는 자신감은 ‘노 잼 노 스트레스(No Jam No Stress)’라는 광고 문구로 만들어졌다. 간단명료하면서 공감 가는 한 줄은 단숨에 소비자를 사로잡았다.

같은 메세지라도 태국편, 유럽편, 한국편을 각기 다르게 만들었다. 그는 “스트레스 제로 캠페인은 국가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다”며 “현대성과 국가별 유머코드를 넣어 갖고 싶은 제품이라는 충동이 느껴질 수 있도록 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티라윗 리따본 더블에이 부회장 (한대욱 기자)
제품 이미지만 현지화한 게 아니다. 지역사회 공헌에 앞장서며 좋은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더블에이 용지 한 권(500매 기준)을 만드려면 4년 된 페이퍼트리 한 그루가 필요하다. 더블에이는 한해 6000만그루의 나무를 베어 112만톤의 제지를 생산한다.

히지만 이들은 베는 나무의 3배 이상인 2억그루를 매년 새로 심으며 미래를 준비한다.

그는 “나무는 순기능이 많다”며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지구 온난화를 막고 태국에서는 어려운 농가의 재원으로 활용되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태국 인구의 40%를 차지하는 농민들에게 페이퍼트리를 분양하고 3~5년 뒤 되사는 방식을 통해 농가에 부가 수익을 제공하고 있다. 150만명의 농촌 지역주민들이 얻는 소득은 연간 1652억원에 이른다.

한국에서는 자투리땅에 나무를 심는다. 그가 이번에 서울을 찾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서울시, 사회적 기업 트리 플래닛과 함께 버려진 자투리땅 14곳에 총 8000여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띠라윗 리타본 부회장에게 더블에이의 시장 확대 방안을 묻자, 엉뚱하게도 “시장 확대가 목표가 아니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경쟁 속 지속 가능한 공존을 지향한다. 우리의 목표는 소비자에게 양질의 제지를 제공하는 것이지 시장 확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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