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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집값 회복세라는 ‘국토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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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기자I 2014.04.14 07:00:00
[이데일리 김동욱 기자] 지난 7일 국책 연구기관인 국토연구원은 ‘4·1대책 이후 주택시장 변화 및 향후 정책방향’이란 보도자료를 냈다. 정부의 잇따른 규제 완화로 매수심리가 회복되면서 집값이 상승하고 시장 역시 회복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게 자료의 골자다.

수년간 주택시장이 워낙 안 좋았던 터라 국토연구원이 내놓은 긍정적 전망은 상당한 관심을 끌었다. 문제는 국토연구원이 시장 회복의 근거로 제시한 자료들이 상당히 부실하다는 점이다.

국토연구원은 ‘경기순환시계’를 응용해 주택시장을 분석한 결과 매매시장은 지난해 5월부터 회복국면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경기순환시계는 투자·고용 등 주요 경제지표의 현재 추세를 알아보기 위해 하나의 경제변수를 대입해 만든 그래프다. 다른 변수는 대입하지 않기 때문에 미래 예측을 할 땐 쓰이지 않는다. 현 경기를 가늠할 수 있도록 보조지표 정도로 이용된다. 이 때문에 통계청은 경기순환시계 보도자료를 낼 때 ‘회복국면’이란 표현은 사용하지 않는다. 서민경제는 나아지지 않았는데 언뜻 정부 발표로 경기가 좋아진 것으로 착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토연구원은 경제변수로 집값을 대입했다. 집값 상승률 추이로 현 주택상황을 판단한 것이다. 이는 과거 민간 주택연구기관들이 시장 회복을 점칠 때 주로 사용한 방법이기도 하다. 소위 ‘집값 주기론’이다. 집값이 고점을 찍은 뒤 하락하면 다시 상승 흐름을 탄다는 걸 전제한 논리다. 사실 이 같은 분석은 경제성장률 등 시장에 미치는 다른 요인은 배제하고 얻어낸 결과여서 최근엔 신뢰성이 떨어진 분석기법 중 하나다.

연구원이 시장회복의 근거로 제시한 4대 지표(집값·거래량·주택공급·미분양)도 맞지 않다. 지난해 4월 이후 올해 3월까지 전국 집값은 1.5% 올랐다. 물가상승률 수준이다. 반면 같은 기간 전셋값은 5.5% 올라 서민들은 여전히 전세난에 시달리고 있다. 미분양 역시 줄긴 했지만 수도권 중대형 아파트는 여전히 빈집으로 널려 있다. 2012년은 거래량이 2006년 이후 가장 적었던 시기다. 거래량 비교도 무리가 있다. 공급량이 줄어든 것은 서류상(인·허가) 물량만 줄어든 것이다. 정부가 발표한 정책의 성과를 부풀리기 위해 연구원이 무리하게 자료를 짜맞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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