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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멱칼럼]청년실업, 직업교육으로 풀자

김정민 기자I 2014.03.20 07:30:00
박종구 폴리텍대학 이사장
[박종구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 통계청이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20대 취업자 수가 12만 6000명으로 늘어났다. 작년 8월 17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뒤 그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에 졸업생 및 공무원 시험 준비생 등 구직자가 늘어나면서 청년실업률은 10.9%로 높아졌다. 지난해 지구촌 청년실업률은 0.2% 포인트 증가했고 2018년까지 세계 각국의 고용시장은 크게 나아지기 힘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래의 희망인 청년층 고용을 활성화시킬 해법은 무엇인가.

심화되는 청년실업 문제는 탄탄한 직업교육을 통해 풀어나가는 것이 정도다. 하버드대 마틴 펠스타인 경제학 교수는 지난 1월 미 경제학회 연차총회에서 고교 교육을 직업교육 중심으로 바꿔 고용 창출과 경제 성장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체계적인 직업교육 정책은 일과 학습을 병행하는 듀얼 시스템,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아울러 고졸취업 활성화를 통해 과도한 대학 진학을 억제하고 취업 미스매치를 해소해야 한다.

일·학습의 병행을 강조하는 듀얼 시스템은 오랜 전통의 유럽식 도제교육의 산물이다. 일주일에 3~4일은 회사에서 일하고 나머지 1~2일은 학교에서 수업을 받는다. 산업현장이 필요로 하는 맞춤형 기술교육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기업의 만족도가 높다. 학생도 일하면서 지원금을 받으므로 서로가 윈윈하는 전략이 된다.

독일은 약 150만명이 참여해 참여 비율이 49%에 달하고 있다. 210만개 기업 중 47만개가 1명 이상 직업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독일 제조업의 자랑인 중견기업 미텔슈탄트 기술자의 상당수가 듀얼 교육생 출신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 직업교육을 빼놓고는 독일 성장을 이야기할 수 없다.

스위스는 대학 진학률이 29%에 불과하고 대부분 직업전문학교로 진학한다. 졸업생의 70% 정도가 실습교육을 받은 회사에 취업한다. 스위스가 정밀기기·의약품 등에서 세계 정상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세계경제포럼(WEF)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5년 연속 정상을 차지하는 이유다.

싱가포르는 고졸 학생의 약 65%가 기술계 학교에 진학한다. 4년제 대학 진학 비율은 30% 선이다. 엔지니어링과 서비스·경영 과정을 복수전공하도록 유도해 융합형 인력 양성에 역점을 두고 있다.

국가직무능력표준은 모든 직종에 요구되는 직무능력을 국가 차원에서 표준화해 제시하는 기술교육 과정이다. 정부의 핵심 국정 과제로서 일자리 중심의 교육 제도를 추구한다. 특히 교육 훈련을 국가기술자격과 연계시켜 수요자 중심의 교육을 지향하고 있다. 영국은 국가직무능력표준에 입각해 체계적인 도제식 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있는데 약 85만 명의 학생이 참여 중이다.

마이스터고·특성화고를 중심으로 한 고졸 취업 활성화도 시급하다. 금년도 마이스터고와 전문계 고교 졸업생 취업률이 각각 89%, 77%로 나타났다. 마이스터고의 대기업 취업 비율도 30%에 달해 취업의 질도 낮지 않다. 선취업·후진학 모델의 성공 스토리다. 무분별한 대학 진학을 줄이지 않고서는 학벌이 아닌 능력 중심 사회 만들기나 대학 교육의 정상화는 요원하다. 선취업·후진학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기업에 만연된 ‘학력 차별’을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 인사·급여 제도가 고졸 사원에게 불리하게 운영되는 등 직장 내 편견과 차별이 고졸 취업의 가장 큰 장애 요인이 되고 있다. 학점은행제, 사내대학, 재직자 특별전형 확대 등 다양한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 직업교육으로 청년 고용에 훈풍이 불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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