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닷컴 제공] 4대강 사업비를 환수하기 위해 강 주변을 개발하는 내용의 ‘친수구역 활용에 관한 특별법’이 이달 말 본격 시행된다. 벌써부터 친수구역 예정지 주변 땅값이 치솟고 있어 “정부가 투기 열풍을 조장한다”는 지적과 함께 난개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19일 친수구역 개발에 따른 구체안을 담은 친수법 시행령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시행령은 친수구역 범위를 하천 구역 경계로부터 양안 2㎞ 내 지역을 50% 이상 포함하되 개발이 가능한 친수구역의 최소 규모를 10만㎡ 이상으로 정했다. 친수구역 개발로 생기는 개발이익은 적정수익(10%)을 뺀 나머지를 국가가 전액 환수하도록 했다.
국토부는 ‘기준이 모호하고 포괄적’이라는 환경단체의 지적에 따라 1월 입법예고한 시행령 중 일부를 손질했다. 당초 ‘낙후지역은 물론 지역특성 등에 따라 3만㎡ 이상도 개발할 수 있다’는 최소 개발단위 면적 기준 중에서 ‘지역특성 등에 따라’를 삭제했다. 3만㎡ 이상 소규모 개발은 낙후지역에 한해 개발할 수 있도록 제한한 것이다. 수질보존이 필요한 곳은 당초 목적에 어긋나지 않게 개발해야 한다는 규정도 새로 만들었다.
친수법이 상수원보호법을 비롯한 29개 법에 저촉된다는 지적을 수용한 것이다. 정부는 “친수법은 환경영향평가를 무시해도 되는 무소불위의 법령”이라는 지적이 제기되자 친수구역 개발사업을 할 때는 사전환경성검토와 환경영향평가를 받도록 시행령에 보완했다.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친수법이 뉴타운 공약처럼 지역 주민들의 개발심리를 자극해 표를 얻으려는 총선용 ‘정치 삽질’ ”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정부가 친수구역 최소 개발단위를 10만㎡로 정해놓고 낙후지역에 한해 3만㎡ 단위의 소규모 개발이 가능토록 완화한 것은 전국적인 난개발을 부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경기 여주군처럼 친수구역 지정 가능성이 높은 곳은 땅값이 3.3㎡당 100만원이 넘는가 하면 매물조차 나오지 않고 있다. 친수법이 전국을 투기장으로 만들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는 셈이다.
조명래 단국대 교수는 “친수구역 개발사업은 4대강 사업의 2단계 격이자 해당 주민들의 표를 얻기 위한 것”이라며 “보존해야 할 하천 주변을 개발하겠다고 작심한 만큼 어떤 통제장치를 마련해도 난개발과 환경파괴, 수질오염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