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는 오는 9월 아시아 최초로 창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이란 과목으로 박사학위과정을 시작한다. 사회주의에서 시장경제를 한 지 30년도 안 돼 아시아에서 창업가 정신을 가르치는 메카가 되기로 한 것이다. 왕중밍(王重鳴) 경영대학원장은 “창업가 정신 프로그램을 세계 3위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제 창업을 배우려면 일본이나 싱가포르가 아니라 중국대학으로 가야 할 형편이 되었다.
- ▲중국판 개성상인들이 살고 있는 저장성(浙江省) 원저우시(溫州市)의 번화가인 우마제(五馬街). 당나라 역사서에 등장할 정도로 오래된 거리다. 이 거리만큼이나 뿌리 깊은 원저우 상인의 장사꾼 기질은 1978년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본격적으로 꽃을 피우고 있다.
중국판 개성상인들이 살고 있는 원저우(溫州)시. 인구 130만명이 사는 이 도시에 독일산 BMW가 1만대, 벤츠가 5000대, 스포츠카인 포르쉐가 500대나 굴러다닌다. 부자들이 많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얼마 전 영국 고급차 벤틀리매장을 열었는데, 첫날 10대가 삽시간에 팔렸다는 얘기다. 중국 전체에서 엠포리오 아르마니 1호점이 들어선 곳도 바로 이곳이다.
이렇게 부자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17세 때 배관공으로 시작해 중국 최대의 라이터공장을 하는 있는 대호라이터 저우다후(周大虎·56) 회장이 대답했다. “다른 지역에서는 직장을 잃으면 시장(市長)을 찾아가 하소연하지만, 원저우 사람들은 돈 벌러 시장(市場)으로 간다.” 13억 인구 시장에서의 피 튀기는 무한 경쟁이 어느 자본주의 국가보다 더 강한 기업가를 양산해내고 있다. 원저우 상인들은 정부 도움 없이 맨손으로 큰 사람들이다.
중국 제품을 저급품으로만 생각하면 큰 착오다. 중국 도시의 공항에는 생전 처음 보는 외국어 브랜드의 옷 상점이 즐비하게 생겼다. 영락 없는 유럽 명품처럼 보인다. 이 브랜드들은 중국 회사들이 독자적으로 만든 것이다. 고급 신사복 업체 바오시냐오의 우즈쩌(吳志澤·47) 회장은 “앞으로 5~10년 사이 중국 독자브랜드의 옷이 세계를 휩쓸 것”이라며, “우리의 상대는 인도나 베트남이 아니라 유럽 명품”이라고 못박았다.
중국 최대의 자동차부품회사인 완샹(萬向)그룹의 루관추(魯冠球·62) 회장의 말은 우리의 간담을 서늘케 한다. “우리는 이미 9년 전부터 건너 뛰어 전기자동차를 개발하고 있다. 중국이 한국보다 전기자동차를 더 빨리 양산할 것이다.” 휘발유 차를 건너 뛰어 전기자동차로 한국을 누르겠다는 것이다.
한국이 일본과 중국 사이의 샌드위치라는 말은 한가하게 들렸다. 중국이 우리를 앞지를 날은 바로 코앞에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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