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가 최근 입수한 이 자료에 따르면, 노사모 회원들도 노 대통령에 강한 실망과 불만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 대통령 인사에 실망”
이 자료에 따르면 노 대통령에 배신감을 토로하는 사람이 많았다. 우선 노 대통령의 정책과 노선에 불만을 표시하면서 “개혁다운 개혁도 못해보고 주저 앉아버리는 데 비애를 느낀다”(마산 지역활동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문제를 보면서 지지를 철회했다”(울산 문화인), “노 대통령이 관료들에 포위돼 있고, 정책은 용두사미가 아니라 이무기 수준”(수원 회사원)이라고 했다. 또 부산의 한 활동가는 “난 이미 민주노동당원”이라며 “내가 노 대통령을 배신한 것이 아니라 노 대통령이 우리를 배신했다”고 했다.
‘노사모’란 이름으로 현 정부에서 각광을 받은 사람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았다. 울산의 한 자영업자는 “청와대와 열린우리당 중앙무대에서 노사모 이름을 팔아 자기 사익을 취하는 데 혈안이 된 자들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해 지역 활동가는 “보상을 바라고 활동하는 옛 동지들이 장사꾼같다”고 했고, 광주의 한 교수는 “밥상 차려놓으면 숟가락 들고 나타난 사람들을 챙기는 노 대통령에 실망했다”고 했다.
◆호남 회원들 불만 커
노사모 내에서 영남보다는 호남 회원들의 불만이 더 컸다. 전남 지역활동가는 “필요할 때 부려먹고 ‘나 몰라라’ 하는 행태에 할 말이 없다”고 했다. 광주의 한 회사원은 “부산 올인정권, 부산향우회 정권일 뿐”이라고 했고, 전주 지역활동가는 “고생한 사람을 외면하는 것에 비애를 느낀다”고 했다. 울산의 한 자영업자도 “부산 사람들이 말아먹었다”고 했다.
노 대통령 개인에 대한 실망도 많았다. 인천의 한 회사원은 “노 대통령의 언행에 질렸다”고 했고, 부산의 한 문화인은 “열정과 에너지는 인정하지만 딱 (노 대통령) 수준만큼 하고 있다”고 했다.
이 자료는 2002~04년에 적극적으로 활동했던 노사모 회원 대다수가 자기 생활로 돌아갔으며, “뜨겁게 활동했던 만큼 뜨겁게 욕을 먹고 있다”고 전했다. 노사모들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벙어리 냉가슴 앓듯 속으로 삭이는 상황이었다”고도 했다. 부산의 한 회사원은 “2002년 대선을 치르며 ‘빵구’ 났던 카드 빚을 이제야 갚았다. 하고 싶은 말은 노 대통령 임기가 끝나면 하겠다”고 했다.
일부 회원들은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을, 노 대통령의 대안으로 삼아 활동하겠다고 했다. 이 자료는 열린우리당 천정배 의원에 대한 호감도 상당하다고 전했다.
노사모란
‘노사모’는 노무현 대통령이 2000년 총선 때 부산에서 낙선한 직후 만들어졌다. 그해 6월, 낙선을 안타까워 하는 100여명이 모여 창립대회를 가졌다. 정치인을 위한 첫 팬클럽이었다. 2002년 대선을 거치며 폭발적으로 성장, 한때 회원이 10만명에 달했지만, 현재 노사모에서 권리를 행사하는 인증회원은 8600여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