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옵션, 외국인 칼매물 선제공격인가?

김현동 기자I 2003.05.23 08:18:43

①외국인간 매매공방 가능성 ②리스크 회피 포지션

[edaily 김현동기자] 전일(22일) 외국인들의 공격적인 선물매도가 시장의 주도권을 장악하려는 선제공격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선물옵션시장 참가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외국인 선제 매도플레이 나섰다? 외국인들은 전일 장 후반 6000계약에 달하는 포지션을 반전시키면서 장중 상승분을 모조리 되돌리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고, 누적 순매수포지션도 6942계약으로 크게 줄였기 때문이다. 즉, 외국인들은 지난 3월 동시만기일 직후를 제외하고는 지속적으로 누적 순매수 1만계약 수준을 유지해 왔던 만큼 포지션을 급격히 축소한 것은 선제적인 매도 플레이를 펼치려는 의도가 숨어있다는 것이다. 음모론적인 발상이기는 하지만 전일 장 후반 보도됐던 부총리의 "집단소송제 분식회계 유예 부적절"이라는 뉴스가 나온직후 외국인의 매도공세가 시작됐다는 점도 일종의 연결고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시장 관계자들은 외국인들의 선물을 급하게 매도한 시점에서 현물주식에 대해서는 오히려 매수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뉴스에 따른 매물이라고 보는 것은 지나친 확대해석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더구나 지난 3월 만기일 전후에는 "SK충격"이 시장이 패닉상태에 빠졌다는 점에서도 외국인들의 선물매도를 추세적인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이유없는" 매도의 의미는 그렇다면 뚜렷한 이유가 없는 상황에서 외국인들이 왜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였을까?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장 후반 공격적으로 선물을 매도했던 외국인들의 움직임이 옵션시장에서의 포지션과 연관관계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즉, 풋옵션 매수→선물매도 움직임 이후 선물매도→풋옵션 매도 등을 보였고, 특히 오후 2시 직후 선물 순매수에 순매도로 돌아선 이후 두번째 선물 매도에 나서면서 이번에는 콜옵션을 적극적으로 매수했다. 만약 외국인들의 포지션이 선물과 옵션간의 델타중립 포지션이었다면 풋옵션 매수와 함께 선물을 매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더구나 오후 2시 직전까지만 해도 외국인은 선물매수+풋매수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줬었다. 결국 장 후반 공격적으로 포지션을 반전시킨 외국인과 오후 2시 이전까지의 외국인은 전혀 다른 외국인이라는 가설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 한 브로커는 "외국인들이 힘으로 시장을 끌어올리고 또, 힘으로 찍어누르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심리가 취약하다는 반증"이라면서 "이럴 때일수록 주관을 가지고 매매에 임해야 한다"는 조언을 뿌리기도 했다. 한 증권사 트레이더는 외국인들이 불안한 시장심리와 다음주 미국시장이 메모리얼데이(전몰장병 기념일) 휴일로 휴장하고 이때 테러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는 점에서 리스크를 피하는 차원에서 매도플레이를 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미국시장이 이틀 연속 보합권으로 마감하고 시장이 불안한 양상을 보였고 다음주 월요일 미국시장이 메모리얼데이로 휴장하고 테러가 발생할 지도 모른다는 긴장감이 있어서 매도플레이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이날 지수가 77선을 회복한 이후 매수강도가 강하지 않은 채 횡보양상을 보이자 전형적으로 아래로 한번 밀어보는 매매패턴을 구사했다는 말이다. 즉, 외국인들의 매매가 투자심리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이들의 매매규모에만 지나치게 민감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전일 오후 2시 직전 지수가 급락하는 과정에서 개인들도 매도에 동참했고, 증권사도 오후들어 매수규모를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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