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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은행 콜차입 급증..금융시장교란 가능성-한은

손동영 기자I 2001.01.25 12:35:45
지난해말 현재 우리나라 콜자금차입 시장에서 외국계은행 국내지점이 차지하는 비중이 43.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은 지점이 국내 콜시장에 큰 영향을 끼침에 따라 이들의 금융시장의 교란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되고있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최근 외은지점의 금리재정거래 현황"에 따르면 우리나라 금융시장에서 외은지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말 현재(말잔기준) 대출의 경우 2.2%, 예금은 1.5%, 국고채는 3.9%, 통안증권은 8.0%, 콜론(콜자금 대여)은 1.9%등에 불과한 반면 콜머니(콜자금 차입)은 43.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은지점의 콜머니 규모는 지난 99년12월중 일평균 1조3650억만원에서 지난해 6월중 2조9020억원, 12월중 4조2000억원으로 급증했고 올들어 지난 1일부터 15일까지 일평균 6조5930억원으로 더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이처럼 외은지점의 콜머니가 급증한 것은 시기에 따라 이유가 다르다는게 한은의 분석이다. 한은은 지난해 상반기중 외은지점들이 장단기 금리격차를 이용, 적극적으로 "금리재정거래"에 나서 통안증권과 국고채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고 지적했다. 금리재정거래란 저리의 단기자금을 빌려 고리의 장기물에 투자, 차익을 챙기는 거래. 한은은 "99년 하반기이후 장단기 금리격차가 큰 폭으로 확대된 가운데 국고채등 무위험자산의 유동성이 높아짐에 따라 금리차를 이용한 차익거래가 활발했다"며 "지난해 하반기들어 국고채및 통안증권과 콜금리간 격차가 축소돼 차익실현이 어려워지고 국고채및 통안증권, 콜차입등에 따른 운용위험을 관리할 필요성이 높아져 그 규모가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외은지점의 국고채및 통안증권 투자잔액은 지난 99년12월 4조7050억원에서 지난해 6월 8조2440억원으로 급증했고 지난해 12월 7조8050억원으로 약간 감소했다. 그러나 올들어 15일현재 8조290억원으로 다시 늘어난 상태다. 또 지난해 하반기들어 국고채나 통안증권 보유잔액이 다소 줄어들었는데도 콜차입이 계속 늘어난 것에 대해 한은은 "역외선물환(NDF) 거래증가에 따른 현상"으로 해석했다. 한은에 따르면 외은지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비거주자에 대해 NDF에서 선물환달러를 집중적으로 매도, 달러매도초과(숏) 포지션이 초래됐고 이에 따른 환리스크를 헤지하기 위해 현물환을 사들였다는 것. 외은지점들은 현물환 달러를 사기위해 원화자금을 차입했으며 대부분 단기콜자금을 빌렸다는게 한은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한은은 NDF 매입수요 확대등으로 지난해 외은지점이 50억달러 이상의 달러현물을 추가로 사들였던 것으로 추산했다. 한은 관계자는 "외은지점은 자금조달과 운용상의 만기불일치가 심하지만 금리및 유동성 관리가 해외본점차원에서 비교적 철저히 이루어지고있어 유동성 위험은 그리 크지않다"면서도 "외은지점이 콜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높아 금융시장의 교란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즉 전체 시중의 유동성과는 관계없이 외은지점의 자금조달및 운용행태 변화가 곧바로 콜시장및 국공채시장의 수급변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 또 비거주자의 NDF수요가 외은지점이 달러현물 수요로 이어져 원화환율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특히 "비거주자의 NDF 수요는 대부분 국내 증권시장 투자자금의 헤지를 위한 것으로 알려져있으나 일부 투기세력의 개입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한은은 "철저한 구조조정 추진으로 경제내의 불확실성을 제거, 금융외환시장의 안정을 도모해야한다"며 "콜시장의 수급상황등 금융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보다 강화, 교란요인에 사전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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