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의학전문기자]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밤, 잠 못 드는 것이 단순한 피로 문제만은 아니다. 더위에 자세가 흐트러진 채 뒤척이는 과정에서 척추에 부담이 조금씩 쌓이기 때문이다.
경희대한방병원 척추관절센터 남동우 교수는 “수면시간이 지나치게 짧거나 길면, 무릎과 고관절, 허리 통증이 뚜렷하게 증가할 수 있다”며, “열대야로 깊은 잠을 자지 못하면 척추 통증에 더 취약해지고 척추 건강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척추에 가장 나쁜 습관 ‘엎드려 자기’
전문의들은 더위를 피하려 팔다리를 벌린 채 엎드리거나 소파, 거실 바닥에서 자는 습관은 척추 건강에 좋지 않다고 강조한다. 특히 가장 피해야 할 자세는 엎드려 자는 것으로, 고개를 한쪽으로 돌리게 만들어 목과 허리에 큰 부담을 주며, 심하면 디스크를 압박해 통증을 유발한다.
남동우 교수는 “여름에는 더위로 자세가 흐트러지는 데다 냉방으로 인해 근육까지 쉽게 굳어 평소 약했던 부위에 통증이 몰리기 쉽다”며 “이를 방치하면 만성 통증으로 굳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척추 건강을 위해서는 바로 눕거나 옆으로 바르게 눕는 자세가 좋다. 옆으로 누울 때는 무릎 사이에 베개를 끼워 골반 틀어짐을 막고, 바로 누울 때는 목과 허리를 받쳐주는 적당한 높이의 베개를 사용해야 한다. 바닥에서 잘 때는 얇은 매트를 깔아 허리를 받쳐주는 것이 좋다.
◇ 침·약침·추나로 통증 잡고, 한약으로 기력 보강
만약 아침마다 목과 허리가 지속적으로 뻐근하다면, 침과 약침으로 굳은 근육을 풀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것이 효과적이다. 추나요법으로 불량한 수면 자세로 인한 틀어진 척추와 골반의 정렬을 바로 잡아 기혈 순환을 돕고, 단순 근육통을 넘어 구조적 문제가 의심될 때는 영상검사를 병행해 원인을 정확히 진단한다.
더불어 땀을 많이 흘려 지칠 때는 맥문동·인삼·오미자로 구성된 ‘생맥산’으로 진액을 보충해 피로를 덜 수 있다, 척추·관절이 약하거나 체력 보강이 필요할 때는 공진단 계열 처방으로 뼈와 근육을 튼튼히 하고 기력을 보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경희대한방병원 척추관절센터 홍예진 교수는 “한방 치료는 겉으로 드러난 통증을 가라앉히는 동시에 몸의 기력을 채워주기 때문에 척추 건강뿐만 아니라 체력 관리에도 효과적”이라며 “잠들기 전 가벼운 스트레칭과 미지근한 물 샤워로 체온을 낮추는 것도 수면의 질 상승과 척추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잠자리 환경과 자세를 점검하고, 필요하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여름철 척추 건강을 지키는 길이다. 열대야 이후에도 아침마다 목과 허리가 뻐근하고 낮 동안 통증이 가시지 않는다면, 단순히 여름을 탄 것이 아니라 잘못된 잠버릇이 만든 척추 불균형일 수 있으니 점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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