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농가에서 생산되는 쌀이 남아돌면서 쌀값이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민경제 차원에서 효율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수확기 산지 쌀값이 2023년에 비해 무려 9%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일정 기준을 넘어서 초과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사들이도록 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정부와 국회를 오가며 폐기에 폐기를 반복한 탓에 새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정부나 국회 모두 농민들의 눈치를 살피며 소극적인 입장이어서 정책 추진에 속도를 낼 수 있을지 걱정이다.
문제의 해결책은 쌀의 공급 과잉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는 인식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여기에는 국민들의 식생활 변화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고 있음은 물론이다.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대체식품 소비가 늘어나는 반면 쌀 소비는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전년보다 1.1% 줄어든 55.8㎏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1인 가구 증가로 가공용 및 간편식 쌀 소비가 늘고 있다지만 전반적인 소비 감소세를 멈춰세우기는 어렵다.
결국 지금 단계에서 쌀 공급 과잉을 해결하는 유일한 방안은 벼 재배면적을 줄이는 것뿐이다. 그동안 남는 쌀을 정부가 의무 매입해 왔으나 재정으로 틀어막는 공공비축미 정책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정부가 올해부터 지자체별로 할당 면적을 책정하는 방식으로 벼 재배 면적을 전체적으로 8만ha 줄인다는 방침을 세운 데서도 기본적인 입장 변화의 기류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농민들은 이를 선뜻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재배면적 감축을 이행한 농가에는 공공비축미 배정과 직불금 지급에서 혜택을 준다지만 정부가 ‘강제 감축’을 추진하려 든다며 마뜩찮은 기색을 드러내고 있다. 때문에 벼농사가 본격 시작되는 4월 중순께부터는 농민들의 집단 움직임이 가시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없지 않다. 정부로서는 대체작물 재배를 통한 농가 소득안정 제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정치권도 표심을 의식해 농민들의 입장만 두둔할 게 아니라 책임있는 대안 제시에 나서야 한다. 쌀 수급 불균형을 당장 해소하지 못한다면 문제는 자꾸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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