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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교수는 최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교수실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의회에서 의원들은 토론도 잘하고 자기 생각대로 표를 던진다. 영국 의회 또한 언뜻 보면 난장판 같지만, 그 과정에서 무언가를 결정하고 의견을 도출해낸다”며 “우리 국회에는 언쟁만 있다. 서로 꼬투리만 잡는 모습”이라고 안타까워했다.
토론은 정치 지도자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다. 최 교수는 “하버드대는 ‘리더를 기르는 대학’을 표방한다. 실제로 하버드대 학생들은 말을 정말 잘 한다”며 “정치는 말로 상대를 설득하는 일인데 한국 지도자 중에선 말 잘하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신 말로서 설득하는 것 보다 뒤에서 꿍꿍이를 짜고 국민을 밀어붙이는 방식이 훨씬 많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숙론은 상대를 궁지로 몰아넣는 말싸움이 아니라 서로의 생각이 왜 다른지 궁리하는 것, 어떤 문제에 대해 함께 숙고하고 충분히 의논해 좋은 결론에 다가가는 것”이라고 신간 ‘숙론’을 통해 정의했다. 더불어 국회는 물론 정치, 더 나아가 한국 사회 전반에 ‘숙론’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담았다.
최 교수는 “시민 사회부터 숙론이 활발해진다면 국회도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은 변화가 빠른 만큼 숙론하는 문화만 제대로 자리 잡는다면 국회도 충분히 변할 수 있다”며 “지금 같은 상황이 계속 이어진다면 국민이 ‘이런 정치는 더 못 봐주겠다’며 국회를 바꾸고자 일어설 날이 올 것이다”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