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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두고 북한이 남측을 한민족으로서 통일 대상으로 본다는 관점에서 벗어나 ‘국가 대 국가’로 보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는 분석이 쏟아졌다.
그러나 북한은 신형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8형’을 시험발사(지난 12일)했다는 소식을 지난 13일 전하면서 예전 ‘남조선’ 명칭을 다시 사용했다. 김 위원장이 발사 현지지도에 나섰는데, 그는 “미제와 남조선 괴뢰 역도들이 부질없는 반공화국 적대시 정책의 수치스러운 패배를 절망 속에 자인하고 단념할 때까지 보다 강력한 군사적 공세를 연속적으로 취해나갈 것”이라면서 남한을 ‘남조선 괴뢰’라고 표현했다.
주목할 점은, 메시지가 전달된 매체의 특징이다. 김 부부장의 담화는 북한 주민들이 볼 수 없는 대외용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만 실린 반면, 김 위원장의 발언은 주민에게 공개되는 노동신문에 게재됐다. 북한이 남한을 향해선 정치적인 메시지를 보내고, 주민들을 향해선 전통적인 대남 인식에 혼란을 주지 않기 위해 지칭 용어를 달리한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다만, 아직은 북한의 속내를 예단하긴 이르다는 게 대북 주무부처인 통일부와 대북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목소리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지난 13일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현안질의에서 김 부부장이 ‘대한민국’이라는 호칭을 쓴 의도에 대한 질문을 받자 “조금 더 볼 필요가 있다”며 “아직 어느 쪽으로 결정하는 건 조심스럽다”고 말을 아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총장)는 “(‘2개의 국가’라는) 원칙과 방향만 서 있는 것인지 법 제도화까지 돼 있는 것인지 아직은 불확실하다. 북한의 실수라곤 볼 수 없다”며 “북한 외무성 입장은 ‘국가 대 국가’ 전략 차원이고, 반면 군사적으론 ‘핵을 가진 북한이 한반도를 통일을 할 수 있다’는 관성적인 의미를 내기 위해 표현이 다르지 않았나 본다. 해석의 차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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