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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관광도시 조성사업에 참여하고 있다는 한 관광벤처 대표는 아쉬움 가득한 표정과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정부가 국민의 국내여행을 장려하기 위해 6월 한 달간 진행하는 ‘여행 가는 달’ 캠페인에서 스마트 관광도시는 명칭조차 언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내여행 캠페인서 배제된 ‘스마트 관광도시’
스마트 관광도시는 2020년부터 정부가 추진하는 관광 디지털 전환(DX) 사업 중 하나다. 관광객이 해당 지역의 관광 정보와 서비스를 모바일에서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관광 환경을 조성하는 게 핵심이다. 지난 3년간 인천 개항장, 수원 화성, 대구 수성못, 여수 해양공원 일대에 정부, 지자체가 70억~90억원 예산을 반반씩 부담해 스마트 관광도시를 조성했다.
현재 4개 도시에 조성된 스마트 관광도시는 연내에 경주와 청주, 울산, 남원, 양양에 이어 내년엔 용인과 통영, 인제에도 들어설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전국에 디지털 관광 환경을 갖춘 스마트 관광도시는 모두 12곳이 된다. 매년 지역을 신규로 선정해 숫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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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관광도시 모델 ‘수출 상품화’ 가능
비록 활성화에 애를 먹고 있지만, 스마트 관광도시가 지닌 잠재력과 확장성은 여전하다.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10곳이 넘는 도시에 스마트 관광 환경을 갖춘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만 봐도 그렇다. 스마트 관광도시 모델을 해외 도시에 전수하는 수출 상품화도 기대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때마침 중동, 동남아 국가들이 스마트 관광 환경 조성에 나서고 있는 터다. 세계관광기구(UNWTO) 등 국제기구에선 한국의 스마트 관광도시를 벤치마킹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스마트 관광도시 모델을 수출하는 과정에서 사업에 참여한 관광 스타트업·벤처 등 트레블 테크 기업들은 해외 진출의 기회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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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관광 서비스의 디지털화 시도는 이전에도 있었다. 한때 지자체마다 경쟁적으로 내놨다가 애물단지로 전락한 관광 앱이 대표적이다. 수천만 원 예산이면 구색을 갖출 수 있었던 관광 앱과 달리 수십억 원이 투입된 스마트 관광도시는 자칫 활성화에 실패할 경우 후유증이 더 클 수 있다. 여행 가는 달 캠페인에서 고도화와 활성화 기회를 얻지 못한 벤처기업 대표의 아쉬움을 단순한 불만 내지는 더 많은 지원을 바라는 투정으로 치부해선 안 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