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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율운항 선박 기술력 부문에선 현대중공업그룹이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인 아비커스는 최근 2단계 자율운항 솔루션 상용화에 성공하기도 했죠. 대형선박(상선)과 소형선박(레저보트)을 통틀어 2단계 자율운항 솔루션을 상용화한 건, 전 세계에서 아비커스가 처음입니다.
아비커스가 개발한 대형선박용 2단계 자율운항 솔루션 ‘하이나스(HiNAS) 2.0’은 아비커스가 지난 2020년 개발해 이미 상용화한 1단계 자율운항 솔루션에 ‘자율제어’ 기술을 추가한 버전입니다. 선원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수준을 넘어 딥러닝 기반의 상황 인지·판단을 통해 속도제어와 충돌회피 등 다양한 돌발상황에 스스로 대처할 수 있는 게 특징이죠.
현대중공업그룹은 최근 미국선급협회(ABS·American Bureau of Shipping)로부터 플랫폼, 기관, 안전, 항해 등 선박 자율운항 4개 분야에 대한 기본인증(AIP·Approval in Principle)을 획득하기도 했습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현재 미국선급협회와 선박 자율운항 기술의 단계별 기본인증·실증테스트 추진 등 자율운항 기술 개발을 위한 협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6년부터 자율항해 시스템 ‘SAS’(Samsung Autonomous Ship)를 개발하며 현재 다양한 크기의 선박 실증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엔 세계 최초로 자율운항 선박 간 충돌을 피하는 기술 실증에 성공하기도 했죠. 삼성중공업은 연내 SAS를 상용화한다는 목표를 두고 연구를 한창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우조선해양도 오는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실제 선박에 자율운항 솔루션을 탑재하는 것을 목표로 지난해부터 자율운항 시험선 ‘단비’(DAN-V)를 띄워 기술 실증 경험을 쌓고 있습니다. 지난 5월엔 한국선급과 ‘디지털화 및 스마트·자율운항 선박 기술 개발을 위한 업무 협약(MOU)’을 맺고 관련 기술 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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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선 자율운항 선박이 전 세계 조선업계에 이른바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자율운항 선박 시대가 다가올수록 조선업계의 경쟁 축이 가격에서 기술로 전환될 순 있지만, 여기서 기술 수준을 따라잡지 못하면 자율운항 선박 시대가 위기로 다가올 수 있을 거란 게 관측이 나옵니다.
업게 관계자는 “현재 자율운항 선박 원천 기술이 부족한 국내 조선업계가 핵심 기술은 해외에 의존하고 선박 껍데기만 제조하게 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그려질 수도 있다”며 “장기적으론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자율운항선박 전문 솔루션 업체가 국내에서도 육성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관련 소재·부품·장비 자급도부터 높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