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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와 EMA 가이드라인, eGFR이 1차지표
FDA와 EMA는 당뇨병성 신증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 시험 시행시 1차지표(Primary endpoint) 가이드라인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다. FDA와 EMA 모두 eGFR 개선을 1차지표 결과값 도출의 바이오마커로 요구한다.
반면 미국과 유럽 정부에서 운영하는 임상 정보 공개 사이트 클리니컬트라이얼(ClinicalTrials)에 따르면 압타바이오가 당뇨병성 신증 치료제 파이프라인 APX-115 유럽 임상 2상에서 1차지표를 측정하기 위해 사용한 바이오마커는 UACR(소변 알부민 크리아티닌 비율)이다. 압타바이오는 eGFR 측정을 2차지표(secondary endpoint)로 설정한 것으로 확인된다.
압타바이오는 지난달 29일 한국거래소 탑라인 데이터 공시에서 1차지표만 공개한 상태다. 12주 투약 후 ITTS/FAS 분석군에서 UACR(소변 알부민 크리아티닌 비율)이 위약군에서는 약 3% 미만 감소한 것에 비해 APX-115 투약군에서는 약 20% 이상 감소했다. 하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으며, 1차지표 확보에 실패했다.
향후 공개될 CSR(임상결과보고서)에서 전체 위약군 대비 투약군의 eGFR 측정값이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압타바이오는 공시뿐만 아니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유의미한 유럽 임상 2상 결과가 예측돼 기술수출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밝혀왔다. 만약 2차지표인 전체 투약군 대비 전체 위약군의 eGFR 개선 효과까지 통계 확보에 실패할 경우 기술수출 가능성은 더욱 불투명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바이오 연구원은 “FDA와 EMA에서 품목허가는 결국 가이드라인으로 정해 놓은 eGFR 수치를 보고 결정을 하게 된다. 또는 중증환자에게서 투석률을 줄여주거나 사망을 획기적으로 낮췄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며 “압타바이오의 UACR은 써로게이트 마커(Surrogate Marker, 대리지표)다. FDA나 EMA가 임상 3상 시험계획서(IND)는 승인해 줄 수 있어도, 품목허가를 내줄 가능성은 없다. 품목허가 가능성이 없는 신약을 정상적인 글로벌 바이오텍이라면 사 갈 가능성이 없다”고 분석했다.
◇기술수출 했던 미국 회사, 폐업 전적
앞서 압타바이오는 기술수출 했던 회사가 폐업한 전적이 있다. APX-115가 회사 측의 주장대로 기술수출 계약이 성사될경우 계약을 맺은 기업의 오너와 설립연도, 펀딩 규모, 상장 여부 등을 상세히 살펴봐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는 배경이다.
압타바이오는 2015년 12월 췌장암 신약 파이프라인 Apta-12를 미국 호프바이오사이언스(Hope Biosciences)에 기술수출했다. 호프바이오사이언스 대표 조지 위(George Uy)는 필리핀 사람이며, 필리핀 세부에 위치한 대학을 졸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지 위는 올해 1월 호프바이오사이언스를 폐업하면서 압타바이오의 Apta-12 권리를 반환했다.
조지 위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유명한 인물이다. 그는 2018년 미국 트리거테라퓨틱스(TRIGR Therapeutics)를 설립했다. 그해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 파이프라인 ABL001을 기술수출했다. 하지만 상장 직전 에이비엘바이오 기관투자자 IR(투자설명회)에서 트리거테라퓨틱스 본사 주소가 가정집이라는 얘기가 나왔고 회사 실체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실제로 당시 트리거 본사 주소를 구글 지도에 검색해보면 캘리포니아주 배송 및 우편 서비스 업체로 나왔다.
현재 트리거테라퓨틱스도 폐업한 상태다. 조지 위는 콤파스 테라퓨틱스(Compass Therapeutics)에 트리거테라퓨틱스 지분을 넘겼다. 다만 권리가 반환된 압타바이오와 달리 에이비엘바이오의 ABL001은 콤파스 테라퓨틱스가 권리를 이전 받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