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 다른 의뢰인은 솔리드웍스의 카티아(CATIA)를 무단으로 4카피(copy)를 사용하다 적발되어 내용증명을 받았으나, 이를 무시하고 있다가 결국 벌금형의 형사처벌을 받은 업체의 대표이사였다.
벌금만 내면 끝이라고 생각했지만, 한달 뒤 2억원대의 손해배상소송이 들어왔다. 카티아 4카피 무단 사용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였다. 직원수 10명, 연매출 15억원대의 소규모 설계사무실이 감당하기엔 너무나도 큰 금액이었다.
소프트웨어(SW) 저작권 단속 시즌이 또 다시 시작되었다. 위 사례는 최근 일주일동안 당 법인을 찾은 의뢰인의 실제사례다. 불법으로 설치해 사용한 SW의 손해배상금으로 수천만원에서 수억원까지 요구하고 있어 업계의 고심이 크다.
특히 두번째 사례의 의뢰인은 내용증명을 받았을 때부터 적극적으로 대응했을 경우 조금 더 일이 수월하게 풀릴 수 있었으나 저작권침해 소송절차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먼저 위 사례처럼 불법소프트웨어 사용으로 내용증명이나 공문을 받았을 때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내용증명에 기재된 것처럼 우리가 저작권침해 행위를 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회사에서는 전혀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내용증명을 받는 경우가 종종있기 때문이다.
이는 소프트웨어 개발사, 혹은 개발사로부터 위임받은 법무법인이 소프트웨어 서버 로그기록만으로 내용증명을 보내기 때문이다. 첫번째 사례에서처럼 외부에서 방문한 사람이 불법소프트웨어를 사용한 일도 있기 때문에 꼼꼼한 확인이 필요하다.
불법소프트웨어를 사용한 것이 확인되었다면 이제는 손해배상액에 대해 고민을 해야한다. 내용증명에는 손해배상에 대한 정확한 금액을 기재해두지 않기 때문에 공문을 발송한 곳에 직접 연락을 취해 협상을 해보는 것도 좋다.
만약 이 부분에 있어서 어려움을 느낀다면 변호사와 상담을 해보거나, 아예 변호사에게 협상을 위임하는 것도 좋다.
협상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면 소송을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상대방은 자신의 권리를 침해받은 것이기 때문에 상대방의 대응이 미온적인 경우에는 두번째 사례처럼 형사고소와 민사소송을 걸어오기 때문이다.
한가지 기억해야할 것이 형사처벌을 받는다고 사건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사건의 시작이란 점이다. 반드시 형사고소가 들어오기 전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때부터는 저작권전문변호사의 영역이다. 인정에 호소하거나 불공정거래라고 주장하는 것은 금액을 감경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수많은 협상과 소송을 통해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서로가 만족할 수 있는 손해배상액을 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작권침해를 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고, 이에 대한 배상도 반드시 이뤄져야 되는 바, 단순히 배상액을 깎는데 집중하지 않고 법리적인 측면에서 이를 풀어나간다면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다.
*기고 내용은 이데일리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