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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의 날이 밝았다. 총 유권자 4419만7692명의 투표 결과에 따라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이 결정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22일간의 선거운동을 마무리하고 유권자들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여야 후보 중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대한민국의 운명이 달라진다. 투표하지 않으면 최악의 대통령 탄생을 막을 수 없다. 유권자들의 소중한 한 표 한 표가 곧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다.
새 대통령의 역할은 막중하다. 내우외환의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에 따른 후유증 극복이 시급하다. 고용창출 없는 저성장도 난제다. 지역·이념·노사대립에 세대·젠더 갈등까지 극심해졌다. 부동산 폭등과 양극화 심화도 방치하기 힘든 수준이다. 나라 밖 상황은 더 엄중하다. 미중패권 경쟁 속 진퇴양난에 이어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글로벌 신냉전이라는 변수가 더해졌다. 꼬여버린 한일관계와 위태로운 남북관계를 재정립하는 솔로몬의 지혜도 필요하다.
여야는 9일 0시를 기점으로 20대 대선 공식선거운동을 마무리했다. 이제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심정으로 국민의 선택만을 남겨뒀다. ‘투표함 뚜껑을 열기 전까지는 모른다’ 판세는 예측불허다. 여야는 각각 “민주정부 4기 출범”과 “압도적인 정권교체”를 외치며 대선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20대 대선은 역대 대선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혼탁했다. 정책과 비전 경쟁은 아예 실종됐다. ‘네거티브의, 네거티브에 의한, 네거티브를 위한 선거’나 다름 없었다. 대선의 시작과 끝은 대장동 의혹이었다. 여야 후보는 서로를 “대장동 몸통”이라고 저격했다. ‘상대방이 당선되면 나라 망한다’식의 진흙탕 폭로전도 지속됐다. “정말 찍은 사람 없다”는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었다.
현명한 유권자들은 역대급 투표율로 맞섰다. 지난 4일과 5일 이틀간 실시된 사전투표율은 36.93%였다. 사전투표 도입 이래 가장 높다. 9일 본투표에서 투표열기가 이어지면 최종 투표율은 80%를 웃돌 수 있다. 97년 15대 대선 이후 25년만의 진기록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 2항에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명시돼 있다. 오늘은 유권자 모두가 주인이 되는 날이다. 두 눈 크게 뜨고 여야 후보들의 공약을 꼼꼼히 살펴본 뒤 심판에 나서자. 포풀리즘을 내세우지 않고 세금을 아껴쓸 후보는 누구인지, 내로남불을 버리고 공정을 회복할 후보는 누구인지, 사생결단의 대립에서 벗어나 여야 협치와 국민통합을 이끌 후보는 누구인지, 낡은 이념에서 벗어나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실현할 후보가 누구인지 고민하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자.
한편 대선 본투표는 9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 1만4464개 투표소에서 진행된다. 코로나19 확진·격리 유권자는 오후 6시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 투표할 수 있다. 사전투표와 달리 주소지 관할 투표소에서만 가능하다. 아울러 투표 당일 확진·격리자가 대거 몰릴 경우 투표마감 및 개표지연도 우려된다. 이에 따라 20대 대선 당선인 윤곽은 10일 새벽에 드러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