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 속 진주 찾아라"…패닉셀링 후엔 실적株 주목

이은정 기자I 2022.01.28 06:32:53

LG엔솔 수급·美FOMC 긴축 가속화에 증시 '출렁'
코스피, 하루 새 3.5% 급락…연초 이후 -12%
코스피 1Q 영업익 1개월 새 1.5% 상향조정
"반도체·해운·항공주 영업익 상승률 가장 높아"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국내 증시가 ‘패닉 셀링’에 속절없이 무너졌다. 1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과 역대급 청약 돌풍을 일으킨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이 맞물리면서다.

다만 증시가 저점에 이른 데다 LG엔솔 수급 변동성이 완화되는 시점에선 펀더멘털보다 낙폭이 과도했던 종목들에 대한 접근이 유효하단 조언이 따른다. 특히 물가 압력에도 이익 전망치가 높아지는 실적주가 변동장세에서 ‘진흙 속 진주’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 코스피, 바닥 뚫고 지하로…“매도·보유보다 매수권 진입”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하루 새 3.50% 급락하며 2614.49에 마감했다. 연초 이후(1월3일) 변동률은 -12.20%에 달한다. 코스피가 2700선을 하회한 것은 2020년 12월3일(2696.22포인트) 이후 1년 2개월 만이다. 1월 FOMC 결과, LG엔솔 수급 변동성, 설 연휴를 앞둔 관망심리가 작용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간밤 FOMC는 긴축 가속화 불확실성을 키웠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3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 3월 FOMC에서 대차대조표 축소를 논의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1.8%를 단번에 넘어섰고, 미국 선물 시장 하락 전환으로 이어졌다.

LG엔솔은 상장 당일 삼성전자(005930)(435조7941억원)에 이어 코스피 시가총액 2위(115조7130억원)에 올랐다. 외국인은 이날 1조6373억원을 팔아치웠다. LG엔솔은 15.41% 하락 마감했는데, 코스피 지수엔 이날 종가 기준으로 28일에 편입돼 지수 하락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다만 증시가 바닥권에 진입한 만큼 반등 여력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된다. FOMC 이벤트를 지나 LG엔솔의 수급 변동성이 잦아들면서 시장도 안정화될 것이란 판단이다. 신한금융투자는 LG엔솔 수급에 따른 증시 영향은 섹터 상장지수펀드(ETF)의 리밸런싱, 코스피200 리밸런싱 등 2회가량 남아있다고 봤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2600선은 지지선이자, 12개월 선행 PBR, 5년 평균(2646포인트), 10년 평균(2679포인트)를 하회하는 것”이라며 “이를 감안하면 현재는 패닉 매도, 보유보다는 매수 영역에 진입했다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 “기업이익 전망 밝아 하락세 제한”…반도체·필수소비재↑

전문가들은 특히 연초 증시 하락세가 기업들의 감익 사이클에 따른 게 아닌 만큼 지속적인 하락은 제한될 것으로 봤다. 이날 에프앤가이드 집계 기준 증권사 3곳 이상의 컨센서스가 있는 코스피 상장사 97곳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45조9981억원으로, 1개월 전 45조2971억원 대비 상향조정됐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코스피가 약세를 지속할 때는 외국인의 현선물 매도가 동시에 수반됐는데, 이는 기업들의 감익과 결부돼 나타났다”며 “현 코스피 기업들의 이익 하향 조짐은 관측되지 않고 있고, 가격적으로도 코스피는 과매도권에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 풍향계’ 역할을 하는 삼성전자(005930)는 지난해 4분기까지 실적 호조를 이어가며, 한해 역대 최대치인 매출 279조6048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은 51조6339억원으로 반도체 슈퍼 호황기였던 2018년과 2017년에 이어 역대 3번째로 많다. 올해 전망도 밝다. 이날 증권가의 삼성전자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306조1988억원, 58조2910억원으로 전년을 모두 뛰어넘는다. 영업이익은 1개월 전(55조1609억원) 대비 5.7% 상향조정됐다.

이처럼 증시 변동성 국면에선 경기 부진과 금리 인상에도 특정 업황이 뛰어나 실적 전망이 밝은 기업들에 선별 접근하란 조언이 따른다. DB금융투자는 반도체 업종이 이 조건에 해당된다고 봤다. 금리 인상 국면에서 가격을 인상, 판매 호조가 유지되는 기업들도 주목했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에프앤가이드 집계 기준 1개월 전 대비 올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가장 많이 상승한 곳은 △비에이치(090460) 70.8%(1개월 전 대비 변동률) △HMM(011200) 44.7% △심텍(222800) 23.6% △대한항공(003490) 20.6% △SK하이닉스(000660) 10.5% △해성디에스(195870) 10.4% △DB하이텍(000990) 10.1%과 △삼성전자(005930)(12위) 4.3% 등이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에너지 가격 강세 영향에 2개월 연속 무역적자 시현 가능성은 일부 마진 압박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있다”면서 “이익 컨센서스가 상향되는 반도체와 마진 변동성이 낮은 IT하드웨어, 통신, 필수소비재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일 전망”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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