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러 PNG 구축’ 설파한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

김정유 기자I 2019.06.29 06:00:00

WEC 회장 자격으로 ‘동북아 에너지협력 컨퍼런스’ 개최
20년전 러시아와 PNG 구축 약속했지만, 진전 없어
정치적 교착상태 빠지더라도 민간서 논의 이어가야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이 28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대성그룹)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정치적 아젠다 때문에 모든 주체들의 경제적인 혜택이 막히는 건 있을 수 없습니다. 남·북·러 ‘가스 파이프라인’(PNG) 프로젝트는 가스를 수출하는 러시아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 국가 전체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은 28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남북러 가스 파이프라인과 동북아 에너지협력 컨퍼런스’에서 “남북러 PNG 설치 프로젝트는 북한에게도 최소한의 통과료를 수수할 수 있고 한국과 일본 역시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번 컨퍼런스는 대성그룹과 세계에너지협의회(WEC) 한국위원회고 공동 개최한 행사다. 최근 남·북 관계가 개선되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에서부터 한반도까지 이르는 PNG 구축 실현가능성을 점검하고 관련해 다양한 추진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 회장은 한국인 최초로 2016년부터 WEC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김 회장은 “글로벌 가스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 중인 액화천연가스(LNG) 중에서도 PNG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시베리아 가스관이 러시아를 관통해 동쪽과 남쪽까지 확대되면서 PNG의 동북아시아 공급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반도는 남·북 분단이란 지정학적 특성으로 인해 PNG 확산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치적 변수가 너무 커 20여년 전부터 논의됐던 남북러 PNG 구축 프로젝트는 여전히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김 회장은 정치적 상황으로 인해 모든 주체들이 혜택을 볼 수 있는 PNG 프로젝트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부분에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김 회장은 “과거 1999년 김대중 정부 시절 경제인으로서 직접 러시아와 정상회담 의제로 한반도 종단 PNG 프로젝트를 제안했는데 러시아 측에서 큰 관심을 보여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며 “의견을 제안하면서 대통령과 러시아 국빈방문에 동행, PNG 관련 양국간 양해각서가 체결되는 성과도 창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이후 PNG 프로젝트는 정치적인 어려움으로 진전되지 못했다”며 “북한 역시 에너지 분야의 주체사상을 강조하는 등 어려움이 많지만, 남북러 PNG 구축은 민간과 공공분야에서 지속적으로 논의해야 하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그는 남북러 PNG 구축 프로젝트는 가스를 수출하는 러시아뿐만 아니라 남·북한, 일본까지 에너지 혜택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북한 입장에서도 최소한의 (가스)통과료를 거둬갈 수 있다는 경제적 장점이 있다”며 “극동아시아 국가들이 PNG 건설을 통해 협업을 시작함으로써 오히려 정치적인 안정성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과거 유럽 횡단전력계통망이 구축되면서 현재의 유럽연합(EU) 결성의 기반이 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더불어 김 회장은 “러시아에서 한반도에 이르는 PNG 구축은 참여국 모두에게 실익이 되는 프로젝트 임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인 걸림돌 때무에 수십 년간 진전을 보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정치외교적인 문제로 정부간 논의가 교착상태에 빠지더라도 WEC 같은 국제 민간기구를 통해 관련 논의가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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