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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투자자, 코스닥 시장서 6년째 12월마다 매도세
12일 이달(1~12일) 중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임원·주요주주의 주식 보유 변동 내역을 살펴보면 11건 가량(임원 퇴임에 따른 매도, 시가총액 보유액이 1억원대 이하인 경우 제외)이 지분율을 낮추거나 보유 주식 수를 줄여 시가총액 15억원 아래로 떨어뜨리려는 시도가 나타났다. 대주주 과세 요건에서 자유로울 만큼의 지분율이 낮은 경우에도 연말까지의 주가 상승을 고려해 시가총액을 15억원 안쪽으로 크게 낮추려는 모습을 보였다.
12월 결산 코스피 상장회사의 경우 이달 28일(폐장일 종가) 기준 각 종목당 지분율 1% 또는 시가총액 15억원 이상을 보유한 투자자는 대주주로 분류돼 내년 어느 시점에 주식을 매도하더라도 차액이 발생했다면 양도세를 내야 한다. 코스닥 상장회사는 각 종목당 지분율 2% 또는 시가총액 15억원 이상을 대주주 요건으로 한다. 이러한 대주주 과세 요건 회피 현상은 개인을 대상으로 과세하기 때문에 개인투자자 거래 비중이 높은 코스닥을 중심으로 주식 매도 현상이 나타나는 게 일반적이다.
실제로 11건 중 10건 가량이 코스닥 상장회사였다. 개인투자자는 2012년 이후 매년 12월마다 코스닥 시장에서 순매도를 기록했다. 주가가 급등했던 지난해에는 개인투자자들이 12월에만 코스닥 시장에서 1조4600억원 가량을 순매도했다. 이를 제외하면 지난 5년간(2012~2016년) 12월 평균 1000억원 가량의 매도세가 나타났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이달 들어 12일까지 코스닥 시장에서 292억원을 순매수해 아직까지 매도 흐름은 나타나지 않고 있으나 연말이 다가올수록 매수세가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 11일까지만해도 누적 순매수 규모가 1610억원이었단 점을 고려하면 이날 코스닥 지수 2%대 반등을 기회로 주식을 매도하려는 수요들이 증가하고 있단 분석이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는 주식수익률 부진으로 인해 개인투자자 양도차익 금액이 적어 양도세 이슈로 인한 주가 하락을 제한적일 전망”이라면서도 “대주주 요건 관련 매도는 배당락 전일인 26일까지 진행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작년엔 연초 이후 코스닥 수익률이 26.4%에 달했으나 올해는 마이너스(-) 15%로 주가 하락세가 큰 편이다.
◇ 대주주 요건 피하려면 26일까진 주식 팔아야
대주주 요건에 해당되지 않기 위해선 26일까지 대주주 기준선 이하로 주식을 팔아야 한다. 주식을 매매하더라도 결제일까지 2거래일이 소요되기 때문에 폐장일(28일)보다 2거래일 앞서 매도하기 위함이다. 연말 대주주 요건에 해당된 투자자는 내년 1년간의 손실과 이익을 통산해 이익이 났을 경우에만 양도세를 내되 250만원이 기본공제된다. 다만 과세표준 3억원 이하는 20%, 초과분은 25%로 과거보다 대주주 주식양도차익에 대한 과세 강도가 강화되는 추세다. 만약 중소기업이 아닌 상장회사 투자하는 주주가 해당 주식을 1년 미만으로 보유했다 매도할 경우엔 30%의 세율이 매겨진다.
2020년 4월 이후 주식을 매도해 양도세 과세 대상이 되는 대주주는 직전연도인 2019년말 당시의 보유 주식을 기준으로 하는데 이러한 기준점이 올해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코스피의 경우 지분율 1% 또는 시가총액 10억원 이상, 코스닥은 2% 또는 시가총액 10억원 이상으로 낮아진다. 2020년말 대주주 요건(2021년 4월 이후 양도분)은 코스피의 경우 지분율 1% 또는 3억원 이상이고, 코스닥은 2% 또는 3억원 이상이다.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확정신고된 2016년 대주주의 주식 양도세 신고 건수는 8875건으로 1191억4000만원의 세수가 걷혔다. 다만 이중 상장주식 양도세 신고 건수와 세액은 616건, 176억9600만원으로 세수 기준으로 15%도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