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I 엔진은 연료를 실린더 내에 직접 분사한다. 장점은 연료 분사량을 보다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어 연소 시간을 단축하고 출력과 연비를 높일 수 있다. 단점으로는 연료를 직접 분사하기 때문에 불완전 연소 가능성이 있다. 배출가스 문제가 상대적으로 발생하기 쉽다는 점이다. 아울러 간접분사 방식에 비해 고온과 고출력에서 견뎌야 해 실린더 변형이 올 수 있거나 카본 찌꺼기가 상대적으로 많이 생긴다.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엔진의 노킹 현상이 나올 수도 있다.
상대적으로 MPI엔진은 GDI방식에 비해 구조가 간단해 제작 비용이 저렴하다. 덕분에 수리비 부담이나 정비 스트레스로 부터 자유롭다. 또 1980년대 후반부터 오랜 기간 사용되면서 진화를 거듭했다. 내구성과 신뢰도가 높다. 폭발적인 성능보다 가성비 같은 경제성, 내구성 등이 더 중요한 소형이나 준중형, 중형 차량에 적합한 파워트레인이다. 1.6L 스마트스트림 엔진(MPI방식)은 아반떼에 앞서 올해 초 기아 K3 풀체인지 모델에 적용했다. 기존 직분사 시스템을 대신해 듀얼포트 간접분사 시스템을 적용해 소음과 진동을 잡고, 열효율을 높여 연료소비 효율을 높인 점을 강조한다.
현대차 측은 “엔진 설계 결함이 아니다”며 “크랭크 샤프트에 오일 공급홀을 만드는 과정에서 기계 불량으로 금속 이물질이 발생한 게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물질로 오일이 제대로 고급되지 않아 소착현상이 발생한 것이라 북미에서의 리콜 사유와 국내는 별개의 문제”라며 선을 그었다.
현대차가 국내와 북미에 내놓은 리콜 사유는 조금 차이가 있다.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미국과 국내의 리콜 사유를 동일하게 봐도 무방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결과적으로 커넥팅 로드에 연결된 크랭크 샤프트나 베어링에 이물질이 들어가 오일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문제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현대차는 엔진 설계의 결함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내부고발자로 파문을 불러왔던 전 현대차 간부는 “엔진 설계가 잘못됐다”며 “세타 Ⅱ GDI 엔진을 장착한 차량 전체에 대한 리콜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GDI 엔진이 MPI 엔진에 비해 폭발력이 66% 이상 커졌지만 이를 엔진 설계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결국 출력을 감당하지 못한 부품의 변형이 일어난 게 결함의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1년여 동안 진행된 국토부 조사 결과가 지난 6월 발표됐다. 국토부는 “1.6L GDI 감마엔진의 보증기간 확대와 함께 무상수리”를 권고했다. 안전운행에 치명적인 문제가 있을 때 실시하는 리콜과는 거리가 먼 조치다.
연장 보증 대상 차량은 2010년 3월 11일부터 2015년 9월 12일까지 생산된 현대차 아반떼(MD, AD)와 2011년 12월 1일부터 2106년 8월 31일까지 생산된 기아차 K3다. 이 기간 내 생산된 모든 차량의 보증이 연장 되는 것이 아니다. 엔진오일 소모량 과다 판정을 받은 차량에 한해서만 기존 5년 10만km에서 10년 16만km로 연장된다.
이런 위기 속에 최근 미국 검찰이 미국에서 단행된 세타 Ⅱ 엔진 리콜의 적정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조사 내용은 2015년과 2017년 미국에서 이뤄진 170만대 리콜이 시기와 범위가 적절했는지에 대한 것이다. 만약 문제가 발생한다면 엄청난 금액의 손실과 신뢰도 하락이 예상된다.
현재 현대기아의 GDI 방식은 2.0L 이하 중소형 엔진에 터보가 중심이다. 3.0L 이상 대배기량은 준대형 이상 고급차와 제네시스 라인업에 적용한다. 구체적으로 직분사 엔진 모델을 분석해보면 세타 Ⅱ 개선(쏘나타 2.0터보, 그랜저 2.4, 그랜저 하이브리드 등), 람다 Ⅱ(3.0, 3.3, 3.8L 그랜저 3.0, 그랜저 3.3 및 G70, G80, G90 등), 카파 Ⅲ(1.6L 아이오닉, 니로 등), 감마(1.6L 터보 쏘나타, 아반떼, 투싼, 코나 등), 누우(2.0L i40 등), 타우(5.0L G90 등) 등 광범위하게 GDI가 사용된다.
이런 특징을 감안해 소비자들은 현대기아 신차를 구매할 때 나에게 맞는 엔진이 어떤 것인지(직분사인지 간접분사인지) 를 꼼꼼히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더불어 3개의 브랜드를 운영하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이런 이중 전략에서 어떤 방향성으로 가닥을 잡을지도 지켜볼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