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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의 영입제의,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믿어줬다” (일문일답)

김현아 기자I 2018.04.18 04:54:47

웹툰 사이트 '픽코마' 일본 출시 2년 만에 2위 등극한 카카오재팬 김재용 대표
NHN재팬에서 10년 근무..2015년 5월 카카오재팬 합류
'픽코마' 이어 올해 여름 동영상 서비스 '픽코마TV' 출시

[도쿄(일본)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일본 도쿄에 있는 카카오재팬 사무실(Tri-Seven Roppongi 7F, 7-7-7 Roppongi, Minato-ku, Tokyo Japan)에서 김재용 카카오재팬 대표와 라이언이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김현아 기자
김재용(43) 카카오재팬 대표를 17일 저녁 일본 도쿄에 위치한 카카오재팬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NHN재팬(현 라인)에서 2006년부터 근무한 일본 전문가다. 2012년에도 카카오에서 러브콜을 받았지만 고사했고,카카오재팬에는 2015년 5월 합류했다.

김 대표는 “제가 ‘일본시장은 제 방식으로 맡겨달라’고 했고,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굉장히 동의해주셨다. 기다려주신 부분이 힘이되지 않았을 까 한다”고 말했다.

카카오재팬은 김 대표 합류 이후 1년여의 준비 끝에 2016년 4월 만화 플랫폼 ‘픽코마’를 내놓았는데 첫 열람자는 6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2년 만에 다운로드수 800만 명, 하루 방문자 120만 명에 달하는 일본 내 출판앱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카카오재팬(Kakao Japan Corp)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2011년 7월 자본금 9만엔(한화 9억4500만원)으로 설립됐고, 얼마전 새건물로 이사했다. 2018년 4월 현재 45명이 일하고 있다.
◇다음은 카카오재팬 사무실에서 진행된 김재용(Jay Kim)대표와의 일문일답.

-흑자전환은 언제

▲일본은 한국과 달리 런칭 광고를 하지 않는다. 7,8개월 서비스를 한 뒤 마케팅을 하는게 본질이라고 본다. 초반에는 마케팅을 거의 안 했다. 다만, 일본의 카카오톡 버전을 활용했다. 라인에 메신저로는 경쟁이 안된다. 하지만 카톡은 일본에서도 3,4년 동안 MAU(활성이용자수)가 200만명 유지하는 불가사의한 앱이다. 무료로 만화를 보여주다 8화부터 보려면 앱(픽코마)을 다운받아야 한다.

마케팅비용을 안 쓰면 흑자다. 하지만 지금은 시장을 키워야한다.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해야 할 때다.

-상장계획은

▲혼자서 결정할 게 아니다.

-NHN재팬에서 2006년부터 10년 가까이 일하다 2015년에 카카오재팬에 왔다

▲사실 2012년 카카오재팬에서 러브콜이 있었다. 라인을 열심히 할 때였다.1억 명 돌파를 앞둘 때였다.당시엔 내가 그 회사에 어떤 역할을 할지 고민이었다. 카카오재팬으로 온다해서 메신저 시장을 뒤바꿀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2015년 와서는 콘텐츠를 해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의 관계는

▲2년간 하루하루가 바람잘 날 없었다. 도전과 시련이었다. 즐겁게는 일했다. 콘텐츠 사업은 끝이 없다. 김범수 의장님은 NHN재팬에서 10년 전 근무할 때 미국출장 미팅할 때 등에서 뵈었다. 저는 NHN에 신입사원 레벨로 들어갔다. 어느덧 센터장, 이사가 됐다.얼마전 (카카오재팬) 1주년때 그분들이 10년전 일본에서 찍었던 사진을 보여 드렸다. 그때 김 의장이 던졌던이야기는 ‘막내였는데, 많이컸다’였다. 많이 응원해주시는 것 같다.

제가 입사할 때 연봉협상을 먼저해야할 것 같은데 그렇지 않았다. 제가 ‘일본 시장은 제 방식대로 맡겨주세요’했고, 굉장히 동의해주셨고, 기다려주신 부분이 힘이되지 않았을까 한다.

카카오재팬에는 ‘라이언’방이 있다.
◇스토리텔링이 좋았고, 철저한 운영으로 승부수

-만화를 시작한 계기는? 다른 사업분야 확장은

▲제가 전공이 2개다. 영어영문학과 경영학이다. 집에 가면 제가 쓴 책이 있다. 행복에 대해 다뤘다. 배고픈 자가 밥 먹으면 행복하다.춥다가 따듯해지면 행복해. 베스트셀러가 되면 행복해 그럴까? 만화에 대한 것은 스토리텔링을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이다.

스토리텔링, 자극이 되고 경험이 된다. 경영학과 문학 전공도 이런 이유다. 그런 사고방식이다.

다른 분야 진출은 픽코마가 올라서면 고민할 수 있다. 쇼핑몰, 블로그 등. (하지만) 저는 일관성 있는 비즈니스를 해보고 싶다. 가고자 하는 방향에서 이 부분에 집중하고 싶다.

-일본내 웹소설 시장은 어떤가

▲성장세가 빠르다. 다만, 시장 자체가 적다. 일본 웹소설 80%가 ‘너의이름은’이란 웹툰을 낸 곳이다. 소설이 강한 곳이다. 저희와 작품을 제공하기로 했다. 소설과 만화를 같이하는 이유는 소설은 만화로 진화할 수도 있고, 2가지 서비스를 확장시키는데 좋은 요소여서다.

일본 만화시장 규모
-일본내 웹툰 2위 기업으로서 작품 수(2033개)가 너무 적다. 1983개가 일본출판만화, 한국 것은 50개에 불과하다.

▲라인망가는 45만 작품이 있다고 하는데, 플랫폼입장에서는 작품 수가 많은 게 손해는 아니다. 재고로 가지고 있으면 된다. 사실 픽코마 시작 당시 한 작품 한 작품 협상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코단샤라는데가 작년부터 시작됐는데, 처음에는 3개,4개 작품 준다고 하다가 최근 100작품 넣고 싶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재고로 싸게 주는 게 아니다. 작품 수는 단계적으로 간 게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떻게 노출하느냐다. AI시스템을 1년 전부터 준비했다. 추천 작품에 대한 AI를 도입하니 150% 이상 클릭률이 높아진다. 사실 매출순위 높은 것을 위에 배치하면, 높다는 건 기존 사람들이 보고 있다는 것이고, 그런 것을 개인화에 맞춰 도입하면 작품이 늘어도 커버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웹툰 작품이 2.5%밖에 안된다. 사실이다.매출기준은 20% 정도다. 2000년 정도에 한류열풍이 있었고 한국작품이 돈 된다고 하면서 전체 퀄러티가 떨어진 측면도 있었다. 일본은 한국과 다소 이질적인 문화다. 경험시키면서 일본에서도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카카오재팬이 서비스하는 ‘픽코마’
-픽코마 결제는 어떻게 이뤄지나

▲인앱 결제를 쓴다. 일본은 iOS가 강해 추가 결제 수단을 생각하기 어렵다.

-앱내 무 광고도 계속할 건가

▲이 부분은 참, 내부에서도 그렇고 굉장히 조심스러운 것이다. 광고를 가지고 가고 싶지 않다. 광고비즈니스와 콘텐츠비즈니스는 결이 틀린 영역이다. 콘텐츠를 하고 싶어 이 회사에 온 것이다.

한국 같은 시장은 파이가 적지만, 일본은 기본적으로 콘텐츠를 구입하는 문화가 있다. 웹툰은 무료로 본다는 인식이 너무 강했다. (NHN엔터)코미코의 모델은 일단 무료로 트래픽을 모은다. (하지만) 비즈니스모델을 만든다고 시작하면 인식이 박힌다.

최근에 XOY 런칭했다. 라인망가가 아니라 네이버 웹툰이 직접 만든 앱이다. 제일 힘든 것은 조이(XOY)같은 존재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 무료, 광고도 없다. 비즈니스모델을 만들텐 데. ‘콘텐츠는 지불해야 해요’라는 습관을 만드는게 생태계라는 단어를 만드는 것이다. 결이 틀리다. 목표지향점이 틀리다.

기사 자체도 콘텐츠 아닌가. 그것을 아무런 대가 없이 쓰기보다는 대가를 지불해 가치를 점점 당연하게 갔으면 하고 .그런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광고없는 픽코마 앱(왼쪽)
-한국의 웹툰은 작가와 웹툰 플랫폼이 계약하는데, 일본은 중간에 대부분 출판사가 있다. 어떻게 다른가

▲일본은 출판사가 있어 구도가 좀 다르다. 저희 계약은 출판사와 수익배분 한다. 출판사가 작가님과 수익배분 계약을 한다. 각 출판사마다 계약하는 구조이고. 일본은 출판 문화, 편집기능이 크다.

-(8월 오픈한다는)픽코마TV도 차별화포인트 안 보인다. 다른 회사들이 따라 하면

▲비즈니스모델은 누구나 따라할 수 있고 또 비슷하다. 라인망가도 4,5월에 ‘기다리면 무료’ 모델로 출판사 영업에 들어갔다. 우리가 앞에 나가 있는 만큼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기다리면 무료’ 모델에서 정말 원하는 게 뭐냐. 고객이 끝까지 무료로 보길 원하는가

▲초기 출판사 영업이 어려웠던 게 끝까지 무료로 보면 망하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기다려서 끝까지 보면 저희는 망해요(웃음). 하지만 2위까지 치고 올라갔다는 것은 이 모델의 성공이다.

그런데 (경쟁사들은)외관만 따라 하는 것 같다. 이를테면 캠페인을 거는데, ‘기다리면 무료’를 걸 때 뭔가 많이 보여주는 게 무조건 좋은 게 아니다. 양이 아니라 꼼꼼한 운영에서 승패가 좌우한다. 매일 보는 게 중요하다. 그 안에서 성장한다.

애플 App Store+구글 PlayStore 통합 매출 기준 순위
-경영목표는

▲잡는 것은 어렵지 않다. 사실 저희가 내부적으로 목표를 잡은 것은 수치에 대한 목표가 아니라 이 비즈니스모델로 들어와 앱상에서 만화앱에서는 1위를 찍어보자. 이게 목표다.

그런데 이는 상대방이 성장하는 속도도 있어 예측이 쉽지 않다. 우리가 4,5,6월 강하게 마케팅하는 데 좋은 작품이 들어올 때, 대형 출판사 작품까지 들어올 때 세게 거는 것이다. 일본 만화는 70~80%가 3대 출판사 만화다. 함께 합류한다면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시장이다.

-중국 텐센트와의 제휴는 어떻게 추진 중인가

▲일본에서 정신없이 달리다 보니 일본도 출발선 상이다.최근에 텐센트나 콰이콴에서 출장자들이 이쪽으로 오고 있다.

콰이콴은 작가님이 만든 플랫폼이어서 과금과 작품이 강하다. 텐센트는 규모를 중시한다. 다른 업체들도 3,4곳과 이야기 나누고 있다. 협력해서 서로 작품을 교류할 것 같다. 그걸 통해 교류를 더 넓혀갈 생각이다.

인터넷세상은 기존의 강자만 살아남는 게 아니라 작은 출판사와 파트너들이 모이고 있다. 이를 통해 등단작가가 될 수 있다.

한중일 동시 데뷔가 가능하다. 기회와 희망을 줄 수 있다. 한중일 교류는 초반에는 작품의 교류가 중심이 될 것이다.

김재용 카카오재팬 대표. 그는 NHN재팬 출신이다.
◇일본 만화 시장은 5조, 동영상 시장은 45조

-일본 동영상 시장규모는

▲일본에서 2015년 만화를 스타트한 이유가 일본에선 당시 모든 콘텐츠가 다 디지털화돼 있었다. 하지만, 전자서적은 30% 좀 넘고 종이유통 구조였다. 과도기여서 선두주자로 나서면 기회가 있다고 봤다. 아직 열리지 않아 기회가 있다고 봤다.

만화시장 전체가 성장예측이 좀 달라진다. 현재 일본 만화시장은 5조원이다,3조원이 종이,전자가 2조원이다.

반면, 45조 시장이 일본 동영상 시장이고, DVD패키지 판매가 4.5조 정도 있다. 아직도 이를 렌탈로 본다. 저는 방향성이 틀리다고 본다.라인망가가 선두에 있고 선전하지만 사실 일본내에서 전자만화를 제일 잘 파는 것은 킨들이다. 그 시장이 앱으로 바뀌고 있다.

동영상 역시 마찬가지다. 넷플릭스를 보는 자는 계속 봐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1년 전 드라마, 2,3년 전 드라마는 다르다. 픽코마는 묻혀 있던 작품들을 시간때우기로 들여와서 보기 시작했다. 넷플릭스나 훌루나 DTV가있는데, 정액제서비스다. 저는 정액제를 안 좋아한다. 콘텐츠를 몰아넣고, 싼값에 파는 느낌이다. 하나하나의 영역이 좋다.

저는 주요서비스를 이용하면서 픽코마TV가 다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묻혀 있던 콘텐츠,차별화를 시키기 위해서는 선행 독점 작품들도 중요하고, 화를 보던 세대들이 나이가 들어 만화원작 드라마를 동영상까지 보면서 성장할 수있을 까 등이다. 새 작품 투자는 더 본격적으로 하겠다.

17일 일본 토호 시네마스 롯폰기 힐스에서 만화 플랫폼 픽코마(piccoma) 출시 2주년 기념행사를 진행 중인 김재용 카카오재팬 대표다.
-한국 시장과 다른 점은

▲한국이라면 이 비즈니스를 더 고민했을 것이다. 다시보기가 너무 잘돼야 있는 나라가 바로 한국이다.

일본은 다시보기가 너무 잘 안 돼 있는 나라다.
혼자 사는 사람이 많다. 가끔 일본 직원들이 놀랄 때가 있다. 한국 직원들은 혼자도 30인치,40인치 큰 TV를 보는데, 일본 젊은 세대는 PC로 보거나 스마트폰으로 해결한다. 작은 화면으로 보는 부분이 많다.

-픽코마TV 디바이스 확대방안은

▲픽코마 앱을 매일 쓰는 120만 사람들이 있고, 앱 안에서 같이하는 게 좋게 느껴진다. 집에 가서는 TV로 볼 수 있도록 연동해서 개발 중이다.

콘텐츠 수급에서 좋은 비즈모델을 공유하면서 하고 있다. 영상관련 협회에서 프리젠테이션(PT)을 했다. 일본은 개별방송국과 계약하려면 여기서 허락받아야 한다. 떨리는 마음으로 갔다. 온디큐에서 2시간 PT 해봅시다 했다. 지금 카카오페이지 모델보다는 좀 더 현지화된 것으로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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